우리 연구진이 반도체를 기존 전기 신호가 아닌, 빛으로 연결하는 광반도체(실리콘 포토닉스)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 수용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차세대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 네트워크에서 1초에 100기가(100Gbps)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실리콘 포토닉스 광반도체 칩과 모듈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존 초고속 광통신 모듈은 여러 개별 광소자를 조립·패키징하는 방식으로, 채널이 증가할수록 비용이 증가하고 전송용량 증대나 장비 소형화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다고 전기신호로 데이터를 입·출력하면 대역폭 한계와 과도한 소모전력으로 채널당 50Gbps 속도에 그치고 전송 거리도 수십 ㎝ 정도에 그친다.
ETRI 개발 기술을 활용하면 낮은 비용으로 전송용량과 거리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개발 실리콘 광 송신 칩은 가로세로 2.9x7.3㎜, 광 수신 칩은 2.9x3.4㎜ 크기로, 기존 개별 광소자 조립 방식 대비 20% 수준으로 소형화가 가능하다. 여러 광소자를 칩 하나로 집적해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 인공지능(AI) 네트워크에서 입·출력 성능 확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광반도체 성능도 획기적으로 높였다. ETRI 광반도체 칩을 이용하면 채널당 100Gbps 속도로 2㎞까지 전송할 수 있다. 기존 전자 반도체 칩 전송속도 2배 수준이다.
ETRI는 저전압으로 채널당 100Gbps 속도의 세계 최고 수준 실리콘 광변조기(전기신호 데이터를 광신호에 싣는 소자) 구현, 전계 강도(전기장 세기)를 확대, 고속 동작이 가능한 독창적 구조의 광검출기 및 초고속 신호처리와 신호 무결성 회로 설계 기술 등을 통해 이번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개발 기술을 활용해 오이솔루션과 공동으로 데이터센터에서 2㎞ 거리 전송이 가능한 100Gbps 광트랜시버 모듈, 4개 채널을 연계해 400Gbps급 성능을 내는 광인터커넥션 모듈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광통신 분야 최고 권위지인 옵팁스 익스프레스에 5편 논문이 게재됐으며, 국내외 특허 출원 35건, 기술이전 3건 등 성과를 거웠다.
김선미 ETRI 네트워크연구본부장은 “초고속 대용량 광연결을 구현할 핵심 기술”이라며 “클라우드, AI 및 초실감 미디어 서비스 등에 필요한 광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향후 테라비트 속도의 빛으로 연결되는 시대의 주역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원기 오이솔루션 부사장은 “데이터센터는 초고속 고집적 광통신 기술이 필요하고 기술적 장벽이 높아 국내기업이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기술개발을 통해, 가장 큰 광통신 시장인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실리콘 포토닉스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광반도체 칩 채널당 속도를 200Gbps, 전송용량도 1.6Tbps까지 향상시키는 한편 소모전력은 기존의 절반 이하, 크기는 약 9분의 1 이상 줄이기 위한 후속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본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광 클라우드 네트워킹 핵심기술 개발' 일환으로 개발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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