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세대(5G) 이동통신 28㎓ 대역 신규 사업자 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앵커 주파수'(신호제어용 주파수)를 놓고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앵커 주파수는 28㎓ 대역 상용화를 위해 필수인 6㎓ 이하 대역 주파수다. 앵커 주파수를 어느 대역으로 분배할 지, 용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두고 신규사업자 매력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는 연내 KT와 LG유플러스의 28㎓ 할당 취소에 대한 최종 결정과 함께 취소 대역에 대한 신규 주파수 할당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28㎓ 대역과 함께 앵커 주파수를 새 사업자에 공급할 방침이다. 이제까지 상용화된 5G 표준 기술로는 28㎓ 대역의 경우 단독으로 무선망에 접속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없고 6㎓ 이하(서브6) 대역의 보조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28㎓와 앵커 주파수의 병행 공급이 필수다.
앵커 주파수는 이제까지 논의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28㎓ 대역 활용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대역·용량을 앵커 용으로 설정할 지에 대해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과기정통부는 5G 특화망 28㎓ 사업자에게는 앵커용 주파수로 4.7㎓ 대역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앵커용 주파수로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검토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3.7~4.0㎓ 대역의 경우 넓은 폭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6㎓ 대역을 5G용으로 변경해 20㎒폭 이상을 공급할 수도 있다. 지상파 UHD와 재난안전통신망 용도로 분배하고 남아 있는 700㎒ 대역(총 40㎒폭 대상)도 거론된다.
정부가 이 앵커 주파수의 용도를 제어용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일반 이용자 통신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정할 경우 신규 사업자를 끌어들일 유인책이 될 수 있다. 서브6 대역에서 약 20~30㎒의 주파수만 있어도 사업자가 전국에 약 10만~12만국의 기지국을 구축하면 이용자에 전화 송수신 및 SNS·메시지 전송 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새 사업자가 공연장이나 경기장, 백화점 등 인구 밀집지역에서는 28㎓를 구축해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외에 지역에서는 앵커 주파수로 일반 이통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앵커 주파수가 제4 이통사가 등장할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물론 28㎓ 신규 사업자가 제4 이통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력과 꾸준한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 망을 구축하고 신규 가입자가 모일 때까지 운영비를 지속 감당할 회사가 나타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단말개발도 필요하다.
정부는 아직 방침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앵커 주파수 제공 없이는 신규 사업자를 끌어들이기 어렵고, 과도하게 공급하면 기존 이통사처럼 28㎓ 대역 투자에는 관심이 없고 서브6 대역에만 집중하게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앵커 주파수의 제공 수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