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소비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성탄절 마케팅을 적극 전개한다.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쇼핑 대목을 겨냥해 완구류 등 일부제품은 최대 80%까지 할인하며 막바지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5로, 10월(88.8)보다 2.3포인트(P) 감소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소비 위축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내수 시장 한파가 지속되며 연말 특수마저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e커머스 등 주요 유통업체는 연말 성탄절 파티를 겨냥한 먹거리 행사와 선물 프로모션을 잇달아 내놓으며 소비 진작에 적극 나섰다.
e커머스는 크리스마스 완구 선물을 중심으로 홈파티용 소품 기획전을 마련했다. SSG닷컴은 25일까지 '아바타 시리즈' 4종을 포함한 레고 260여종을 최대 30% 할인한다. G마켓도 쇼핑 테마관을 마련해 연령별 선물과 파티용품을 70% 할인가에 선보인다. 성탄절에 맞춰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도 신규 론칭했다. 티몬 역시 인테리어 소품과 선물, 파티 음식 등 380여종을 특가 판매한다. 홈쇼핑 업계도 성탄절 특집 방송을 집중 편성한다.
대형마트도 다양한 완구 행사와 파티용품을 선보여 매출 확대에 나선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토이저러스는 성탄절을 맞아 인기 캐릭터 완구, 전자게임, 파티 장식용품 등 다양한 행사 상품을 할인해 선보이고 25일까지 상품권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 역시 다양한 완구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완구 대전을 이달 초부터 앞당겨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28일까지 크리스마스 토이 페스티벌을 열고 완구 1500여종을 최대 80% 할인한다.
연말 홈파티 수요에 맞춰 먹거리 특수도 노린다. 홈플러스는 당당 시리즈 델리 신메뉴를 선보이고 신선식품, 가공식품, 주류 등 다양한 먹거리를 할인 판매한다. 백화점은 와인을 핵심 상품으로 내세웠다. 롯데백화점은 25일까지 와인과 샴페인을 중심으로 150억원 규모 할인 행사를 연다. 특히 연말 선물이나 파티에서 선호도가 높은 샴페인의 물량을 역대 최대인 36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현대백화점도 연말 와인 행사를 준비했다. 무역센터점에서 25일까지 '크리스마스 와인 페어'를 열고 인기 와인 1000여종을 최대 50% 저렴하게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후 첫 성탄절을 앞두고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연말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고물가로 인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라며 “연말 소비가 새해까지 이어지는 만큼 소비 불씨를 살리기 위해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최전선인 유통업계가 체감하는 위기감은 상당하다. 한국은행은 올해 4.7%인 민간소비 증가율이 새해에는 2.7%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3.1%로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고물가로 인해 실질 구매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도 주된 요인이다.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 가처분소득이 줄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진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