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1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18억 5000만 달러(약 2조 36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이번 지원에는 처음으로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이 포함돼 눈길이 쏠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300일이 되는 이날 미국을 전격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핵심 기간 시설에 대한 침공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환영한다”며 추가 지원 계획을 밝혔다.
이로써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규모는 모두 219억 달러(약 27조 9500억원)로 늘어나게 됐다.
특히 이번 지원에는 처음으로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이 포함됐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사거리가 70~80km에 달해 적 항공기나 미사일을 장거리에서 요격이 가능한 방공 시스템이다. 제임스 스파이더 마르크스 육군 소장은 패트리엇 미사일에 대해 “정확도와 살상력을 높이는 무기”라며 “특정 목표물에 대한 지상 보호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간 우크라이나가 가장 뛰어난 장거리 방공 시스템 중 하나인 패트리엇 미사일을 콕 집어 지원을 요청해왔으나, 미국은 확전 우려로 인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지원을 망설여 왔다.
하지만 기온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기반시설에 공습을 퍼붓고, 민간인들이 단전·단수로 인해 고통받게 되자 미국이 ‘어떠한 날씨 조건에서도’ 작동하는 장거리 방공무기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순항 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항공기 요격이 가능한 패트리엇 미사일을 제공함으로써 이전 방공 시스템보다 비약적으로 방위 역량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추가 지원 내역과 관련, 패트리엇 1개 포대와 미사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용 탄약, 추가 대(對) 레이더 미사일, 지뢰방호장갑차(MRAP) 37대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패트리엇 1개 포대는 4~16개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8개의 발사대를 포함한다. 미군은 또 패트리엇 미사일 실전 운용을 위해 우크라이나군 훈련도 제3국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제3국은 독일의 미군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CNN 방송은 패트리엇 미사일이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전 운용을 위한 훈련 자체도 일반적으로 1년 이상 걸리는데다, 한 발당 발사 비용이 400만 달러(약 51억원)에 달해 모든 미사일 격추에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