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원자력 발전, 기후변화적응 인프라 사업을 포함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새해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 원자력 발전 기술개발은 녹색부문, 건설·운전은 전환부문에 포함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태풍·폭염·가뭄 등 재해가 급증하며 기후적응 인프라 구축 사업도 녹색경제활동에 포함했다.
환경부는 산업·금융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진행한 K-택소노미 시범사업 결과를 반영·보완해 가이드라인을 23일 환경부 누리집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작년 12월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고 녹색위장행위 소위 '그린워싱'를 방지하기 위해 한국적 특성을 반영한 'K-택소노미'를 발표했다.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물의 지속가능한 보전 △순환경제로의 전환 △오염 방지 및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등 6대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친환경 경제활동'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환경부는 새해 K-택소노미 본격 시행을 앞두고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시범사업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점을 도출·보완했다. 그 결과 원전 경제활동 3개와 기후변화 적응 관련 경제활동 1개가 신설됐다.
주요 개정사항은 △원자력 연구·개발·실증, 원전 신규 건설 및 계속 운전 △재난 방지 및 기후 예측시설 신설 △공통 분야 등이다.
우선 원전과 관련해 '온실가스 감축 및 안전성·환경성 향상을 위한 원자력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실증'은 녹색 부문에, '원전 신규 건설 및 계속 운전'은 전환 부문에 포함했다.
조현수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장은 “원자력 연구·개발·실증 대상을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거나 안전성·환경성을 향상시키는 활동으로 한정했다”면서 “환경개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는 동위원소 생산전용로, 우주용 (초)소형원자로는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조기 확보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관련 문구를 인정조건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재난 방지 및 기후 예측시설' 등 기후변화 적응에 기여하는 활동 또한 녹색경제활동으로 추가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대형산불 등을 방지하고 기후 예측 관련 시설에 대한 기술혁신과 선제적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만 포함됐던 '연구·개발·실증, 혁신 품목 관련 경제활동'을 6대 환경목표 전반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공통' 분야가 신설됐다. 적용 과정 및 해석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택소노미에 포함된 경제활동을 대상으로 대출, 투자, 구매, 리스, 할부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도 녹색경제활동임을 총론에 명시했다.
환경부는 이번에 개정된 택소노미를 녹색채권 가이드라인과 함께 내년 1월부터 본격 적용할 예정이다. 제도 정착을 위해 녹색채권 발행 활성화를 위한 비용지원 사업, 녹색분류체계 교육 및 홍보 등을 추진한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번 개정으로 친환경 경제활동의 기준을 더 명확히 함으로써, 녹색분류체계가 우리 사회의 녹색 전환을 이끄는 핵심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원전 기술 개발은 녹색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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