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산업별 맞춤형 법인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지난 21일 대한상의 송년간담회에서 “법인세를 그냥 무차별적으로 인하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가. 과거에는 획일적 과세체계가 적합했다 하더라도 지금은 산업 맞춤형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차세대 전략산업 분야에서 경쟁국들이 파격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손을 놓고 있다가는 경쟁력에서 뒤처지고 결국에는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의 표현이다. 또 법인세 인하를 둘러싼 여야 간 줄다리기와 정쟁으로 새해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엿보인다.
민간 주도 성장을 위한 기업들의 투자 촉진 방안으로 세제 지원은 언제나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한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도 적지 않다. 최 회장이 법인세를 깎아 줘도 투자나 고용 등 경제회복 효과가 일지 않는 분야도 분명히 있다고 언급한 배경이다.
결국 산업과 투자 용처별로 맞춤형 인센티브를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일괄적인 법인세 인하보다는 시설 투자, 연구개발(R&D) 등 사안별 세액 공제와 인센티브로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새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획기적 세제·금융 인센티브로 기업투자를 촉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 증가분에 대한 공제율을 10%로 상향하고, 총 50조원 규모의 시설투자 자금을 지원하는 등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방점을 찍었다. 대내외적인 복합위기 상황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은 만큼 기업들의 목소리와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