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중국 공급망이 붕괴 위기에 몰렸다. 생산 거점을 구축한 중국 각지에서 하루 수십만명에 이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생산 인력 수급과 자재 확보에 초비상이 걸렸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정부는 지난 25일 일일 신규 코로나19 감염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또 확진자 급증세가 새해 1월 1일을 전후로 절정에 달해 하루 200만명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광둥성 둥관시 위생당국은 하루 감염자 수가 25만~30만명 규모라고 발표했다. 산둥성 칭다오시도 49만~53만명이라는 추산 결과를 내놓았다.
약 6500만명이 거주하는 저장성에는 글로벌 제조사들의 생산 거점이 밀집해 있다. 애플의 부품 협력사를 비롯해 일본전산(Nidec) 등 외국계 제조사들이 중국 경제의 중심지 상하이시와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고려, 저장성에 공장을 구축했다.
지난 10월 애플 아이폰 제조 협력사 폭스콘의 허난성 정저우시 공장은 코로나19 발생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생산 계획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확진자가 발생한 공장을 봉쇄하면서 현장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진 데다 감염을 우려, 생산 라인에서 이탈하는 인력이 늘었기 때문이다.
당시 허난성이 공식 발표한 일일 확진자는 수백명에 불과했다. 하루 확진자가 100만명 이상 나오는 저장성 소재 공장들도 생산인력 이탈, 핵심 부자재 공급 중단 등에 따른 생산 차질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24일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 및 협력사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공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테슬라는 생산 라인을 멈춘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5일부터 코로나19 일일 신규 감염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제 확진자 및 사망자 규모와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두고 내린 조치로 보인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