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술 수출 규모가 지난해 절반 수준인 약 6조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비공개 계약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총 15건, 약 6조72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총 34건의 기술 수출 계약이 이뤄지고 규모가 13조원(비공개 계약 제외)을 넘어선 지난해와 비교하면 계약 건수와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제약·바이오 기술 수출 규모는 지난 2020년 첫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올해 전 세계 경기침체로 바이오 업계도 기술 수출 계약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연초 에이비엘바이오가 사노피와 체결한 1조3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시작으로 노벨티노빌리티, 코오롱생명과학, 보로노이, 레고켐바이오 등이 5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규모가 가장 큰 기술 수출 계약은 이달 레고켐바이오가 미국 바이오기업 암젠과 맺은 총 1조6050억원(약 12억4750만달러) 규모의 항체-약물복합체(ADC) 플랫폼 기술 이전 계약이다.
이밖에 코오롱생명과학은 싱가포르 주니퍼바이오로직스에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를 5억8718만달러(7234억원)에 기술을 이전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제조 기술을 브라질 유로파마에 6200만달러(810억원)에 수출했다. LG화학은 중국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에 자체 개발 통풍신약 '티굴릭소스타트'의 중국 지역 독점권리를 9550만달러(1240억원)에 이전했다.
동아에스티는 9월 미국 뉴로보파마슈티컬에 당뇨 및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DA-1241'과 비만 및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DA-1726'을 총 4715억원(3억3800만달러)에 기술 수출했다. 11월에는 튀르키예 폴리파마와 빈혈치료제 후보물질 'DA-3880'를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하는 등 3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제약사들이 파이프라인을 효율화하면서 기술 도입 수요도 줄어 기술 수출 계약 성적이 저조했다”면서 “올해 한미약품 바이오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를 받고 국산 신약 2종이 탄생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