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오가 1000톤 규모 탄소나노튜브(CNT)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CNT는 이차전지 성능 향상을 돕는 차세대 도전재로, 국내 이차전지 공급망에 중요 한 축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CNT를 양산할 수 있는 회사는 LG화학, 금호석유화학 정도다.
제이오는 28일 경기 안산에서 안산공장 증축 준공식을 가졌다. 증설로 CNT 생산량은 연산 300톤에서 1000톤으로 늘어났다. 1년 만에 생산규모가 세 배 이상 확대됐다. 도전재 1000톤은 용량 기준 100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현대차 기준 11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분량이다.
CNT는 육각형 격자 구조의 탄소 원자가 나노미터 단위 직경으로 길게 이어진 튜브 모양 신소재다. 강도가 높고 전기·열 전도도가 우수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제이오는 2003년부터 CNT 연구를 시작했다. 2006년 CNT 대량 생산에 성공했으며, 2015년에는 이차전지용 비철계 CNT를 양산했다. SK온, 노스볼트, CATL, 비야디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제이오는 빠르게 증가하는 CNT 수요 대응을 위해 양산능력을 본격 확대했다. LG화학 생산능력은 현재 1700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120톤으로, 기업 규모를 감안할 때 제이오의 증설은 공격적이다.
그만큼 주문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현재 제이오 CNT 도전재 수주잔고는 12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국내 화학물질등록평가법 등록 완료해 CNT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제이오를 포함, 세 개사뿐이다.
도전재는 이차전지 양·음극 활물질 사이에서 리튬이 오고 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 전도성이 높고 크기가 나노 단위인 CNT를 도전재로 활용하면 기존 카본블랙 소재 대비 투입량이 최대 80% 줄어든다. 감소한 사용량만큼 활물질을 투입해 충전용량과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제이오는 화재 위험이 낮은 비철계 CNT를 생산하고 있다.
제이오는 일본, 북미, 유럽 등 고객사 다변화에 나선다.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유럽 신화학물질제도(REACH) 등록도 완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NT 수요 확대에 따라 2025년까지 연 5000톤 규모 생산능력을 확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수도권 내 새로운 생산 거점을 마련할 방침이다.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해 새해 2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제이오는 새해에는 음극재용 단일벽 CNT 양산 목표도 세웠다. 실리콘 음극재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단일벽 CNT는 현재 세계적으로 러시아 옥시알만 생산하고 있다. 소재 국산화와 대량 생산 공정 확보로 이차전지 음극 도전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 제이오는 섬유, 시트, 전기차 부품 등 CNT 제품도 다변화한다.
강득주 대표는 “20년 이상 CNT를 연구하며 축적한 기술력으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