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전기차 시장 양강 구도…존재감 없는 韓

미국과 중국이 올해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과반의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양강 구도를 구축했다. 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각국에 구축한 대량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최근 급증하는 수요를 흡수,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 각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시장 점유율을 자체 산출,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기차 판매량은 약 680만대다. 12월 판매량을 제외해도 지난해 전체 판매량 대비 1.5배 증가했다.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차지한 비중은 약 6%에서 10%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제조사 국적별 점유율은 중국 업체가 약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비야디(BYD)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두각을 내보이며 약 290만대를 판매했다.

210만여대 수준의 판매량이 예상된 테슬라 등 미국 기업은 30%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독일 폭스바겐, 프랑스 르노 등 유럽 제조사는 총 120만여대로 20% 점유율이 예상됐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제조사는 약 20만대로 2~3%에 그쳤다. 한국 기업은 이보다 낮은 점유율일 것으로 추산된다.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

닛케이는 탄소중립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면서 주행 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 가치가 기존 대비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또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가 적기 때문에 테슬라, BYD 등 후발주자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고 봤다.

지난 2015년 폭스바겐이 디젤 엔진의 배기가스 수치를 조작한 것이 발각된 것도 내연기관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전환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당시까지 디젤 엔진 연비를 향상하는 것에 주력하던 제조사들이 '디젤 게이트' 이후 전기차로 단숨에 경영 방향을 바꿨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 각국의 정부는 오는 2030년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가솔린차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잇달아 발표했다. 미국은 일정 비율 이상의 미국산 배터리 및 핵심 광물을 사용하는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했다.

닛케이는 이 같은 세계 각국의 움직임을 읽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전기차 전환 등 각사의 탄소중립 전략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