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국민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바라보는 관점을 설명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전언이다. 이 말처럼 윤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결정한 지난해 7월부터 언론에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 처음 꾸린 대선 캠프에서 언론 대응에 실패하며 위기를 맞았던 점도 이같은 인식을 확고하게 만들었다.
취임 후에는 아예 출입기자실을 집무실 바로 아래층에 마련했다. 이전까지 출입기자는 대통령은 물론, 참모진이 근무하는 건물과 한참 떨어진 별도 건물에 있었다. 대국민 소통창구로서의 언론, 즉 기자와 좀 더 자주 만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도어스테핑도 이러한 윤 대통령 의지로 만들어졌다.
그랬던 윤 대통령이 이제는 언론을 배제하고 국민과의 직접 소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정과제 점검회의에 국민 100명을 초대하고, 새해 정부부처 업무보고에 국민을 참여시켰다. 청년 등 분야별로 비공개 간담회도 갖고 있다. 대신 근접취재는 줄었다. 신년기자회견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신년사로 갈음할 가능성이 높다.
MBC와 YTN 사태를 거치면서 언론관이 바뀐 것일까.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 역시 현 상황에 큰 아쉬움을 갖고 있다고 했다. 비판은 달게 받겠지만, 정치적 의도를 가진 흔들기는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현 상황은 대통령실 참모진 의견이기에 앞서 결국 윤 대통령 의지다. 하지만 언론과 갈등을 빚으며 성공한 정권은 없다. 언론은 국민을 대신해 대통령에게 묻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국민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권력은 없다. 윤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선 말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