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1톤 트럭 '포터'가 2022년 베스트셀링카를 차지할 전망이다. 기아 '쏘렌토'는 승용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차종에 이름을 올린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 여파로 전체 자동차 내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3% 줄어든 169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신문이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신차등록 대수 자료를 집계한 결과 2022년 1~11월 내수 판매 1위는 6만3320대를 기록한 포터였다. 2위는 쏘렌토로 6만1877대가 팔렸다. 이어 현대차 그랜저(5만9398대), 현대차 아반떼(5만1364대), 기아 카니발(5만1361대) 순이다. 곧 발표될 12월 판매 실적을 더해도 큰 폭의 순위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생계형 트럭'으로 불리는 포터는 2년 연속 내수 판매 1위에 올랐다. 동급 모델인 기아 봉고(4만4696대) 판매량을 더하면 국산 1톤 트럭은 10만대 이상 팔렸다. 포터와 봉고는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물류량으로 1톤 트럭을 찾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데다 승용차보다 전자장비가 적은 상용차 특성상 차량용 반도체 영향을 적게 받았다. 전기 트럭 교체 수요와 캠핑카 개조 수요도 판매량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쏘렌토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는 처음으로 승용차 최다 판매 모델이 됐다. 캠핑과 같은 레저활동 증가로 실용성을 강조한 차량을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되며 세단은 처음 SUV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5년간 승용차 부문 1위는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압도적 1위를 지켜왔다. 쏘렌토는 디젤 대신 하이브리드를 전면에 내세운 전략으로도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친환경차는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전기차(BEV)는 연간 15만대 시대를 열었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한 전기차 판매량은 11월까지 15만5892대로 처음 15만대를 돌파했다. 아이오닉5와 EV6 등 현대차·기아 전용 전기차가 시장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신생 브랜드 폴스타 등 새로운 수입 전기차가 등장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했다. 하이브리드차는 19만3998대로 12월 실적을 반영하면 20만대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12월 실적 추정치를 반영한 KAM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내수 판매는 169만5000대로 2.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차가 전년 대비 2.5% 줄어든 139만대, 수입차는 1.5% 감소한 30만5000대다. 새해에는 반도체 수급난 등이 해소되면서 상승세가 기대된다. 올해 전체 내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17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는 2.2% 성장한 142만대, 수입차는 1.6% 줄어든 3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KAMA 관계자는 “새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난 2년 대비 기저효과로 소폭 성장이 기대된다”면서도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자동차 소비 여력이 위축될 우려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