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을 결합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되는 CES 2023의 비공개 부스에서 처음 공개한다.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과 화면이 늘어나는 '슬라이더블' 기술을 하나의 패널로 구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형 OLED 1위 삼성디스플레이가 또 한 번 디스플레이 폼팩터(물리적 외형) 혁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ES 비공개(프라이빗) 부스에서 일부 초청자 대상으로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을 융합한 신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 패널은 두 가지 기능을 하나로 합쳐 '하이브리드' 패널로 불린다.
접힌 화면을 펼친 후 한쪽 끝을 잡아당기면 추가 화면이 또 나오는 형태의 디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크기는 화면을 완전히 접었을 때 8인치, 폴더블을 폈을 때 10인치다. 슬라이딩 방식으로 늘리게 되면 최대 12.4인치까지 확장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인치는 스마트폰, 12.4인치는 태블릿이나 노트북 화면 크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부터 태블릿·노트북까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디바이스를 겨냥, 하이브리드 패널을 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을 동시에 구현하려면 패널의 내구성, 동작성, 면 품질 등 기술적 난도가 훨씬 높아진다. 또 패널뿐만 아니라 경첩 역할을 하는 힌지와 화면 지지대 역할을 하는 메탈 플레이트 등도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하고, 일체화돼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구체적으로 언제 하이브리드 패널을 출시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제품 공개는 기술 개발을 완료해서 미래 고객을 발굴한다는 의미가 있는 만큼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리드 패널은 중소형 OLED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전략에 중요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그동안 스마트폰 중심으로 형성된 중소형 OLED를 태블릿·노트북·모니터·자동차 등으로의 확대를 시도해 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례에 없던 신형 폼팩터 제시를 통해 새로운 완제품의 등장을 유도하는 한편 OLED 수요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시장 개척과 선점을 이어 가는 전략이다. 하이브리드 패널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 차량용 디스플레이로도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화면을 접고 말아 넣음으로써 차량 내부 공간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