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재산 2000억 달러를 날린 역사상 최초의 사람’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31일(현지시간)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폭락하면서 머스크가 순자산 2천억 달러 감소를 기록한 역사상 유일한 사람이 됐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주가 폭락이 머스크 재산 감소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머스크의 재산은 지난 2021년 11월 4일 3400억달러(약 431조원)로 정점을 찍었으나, 2022년 한 해에만 테슬라 주가는 65% 폭락해 그의 재산은 1370억달러(약 174조원)로 쪼그라들었다.
최고점과 비교해 2000억 달러(약 253조원)가 증발해버린 사례는 머스크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그는 최근 부자 1위 자리를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에게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앞서 머스크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에 이어 2021년 1월 개인 보유 재산 2천억 달러 고지를 역대 두 번째로 밟았고 곧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돈 풀기 정책으로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쉽게 돈을 버는 시대가 펼쳐졌고, 머스크의 재산 보유액도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테슬라 등 기술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로 줄다리기를 하면서 테슬라 경영에 소홀해지자 주주들은 “머스크가 테슬라를 버렸다”고 평가하며 테슬라에 등을 돌렸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테슬라 주식을 수차례 매각했고, 이로 인해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의 가장 큰 자산이 더 이상 테슬라가 아니라고 전했다. 그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440억달러 규모이며,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448억 달러로 이를 웃돈다.
그러나 테슬라뿐만 아니라 그의 다른 사업체 또한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마찬가지다. 트위터 본사에서는 머스크의 극단적인 비용 절감 지시로 청소 서비스가 중단돼 ‘악취’가 진동한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청소가 중단되면서 건물 화장실은 악취로 뒤덮였으며, 사무실도 곳곳엔 직원들이 먹다 남은 음식 등으로 엉망이라는 것이 직원들의 설명이다. 심지어는 화장실 휴지도 바닥나 일부 직원들은 직접 들고 출근하기도 했다.
이는 이달 초 트위터 건물관리 업체 직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가자 머스크가 계약을 중단해버렸기 때문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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