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임 접근성 높인 '스팀덱' 직접 써 보니... "성능·휴대성 합격점"

트리플A 최신작 대부분 지원
충전 없이도 최대 2시간 쌩쌩
7인치 화면에 몰입도 최상
국내 배송·AS망 확보는 숙제

휴대용 게임PC 스팀덱을 직접 구입해 체험해봤다.
휴대용 게임PC 스팀덱을 직접 구입해 체험해봤다.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게임 PC '스팀덱'이 국내 정식 출시됐다. 일본 배급사 '코모도'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 제품 유통을 맡아 배송에 일부 차질을 빚었으나 해가 바뀌며 지난해 접수된 주문 물량까지 발송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된다.

스팀덱은 고사양 데스크톱PC나 게이밍 노트북에서나 가능하던 트리플A급 최신 게임을 대부분 지원한다. 2022년 최고 게임으로 손꼽히는 프롬소프트 '엘든링'이나 최근 한글 더빙을 추가한 CDPR '위쳐3'도 완벽하게 호환된 인터페이스로 플레이 가능했다.

스팀덱
스팀덱

스팀덱 화면 양 옆으로는 아날로그 조작 스틱과 정사각형 트랙패드, 십자버튼과 XYBA 버튼이 배치됐다. 제품 뒷면에 추가로 4개 버튼을 탑재해 이용자 취향에 맞춰 원하는대로 설정할 수 있다. 7인치 화면은 1280×800 해상도 터치스크린이다. 게임 따라서는 콘솔 기기나 PC보다도 쾌적하게 느껴졌다. 고사양 3D 게임도 1시간 반에서 2시간가량은 충전 연결 없이 이용 가능했다.

크래프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스팀덱 공식 레이아웃을 지원한다. 데스크톱 모드는 물론이고 휴대 상태에서도 쾌적하게 플레이 가능하다.
크래프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스팀덱 공식 레이아웃을 지원한다. 데스크톱 모드는 물론이고 휴대 상태에서도 쾌적하게 플레이 가능하다.

크래프톤이 지난해 출시한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 또한 스팀덱의 공식 레이아웃을 지원했다. 아직 밸브로부터 '완벽 호환' 인증은 받지 않았으나 이불 속에 누워 공포감 넘치는 게임 분위기에 몰입하는 데 전혀 문제 없었다. 화면은 작지만 원하는 장소에서 자유로운 자세로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스팀덱의 가장 큰 장점이다.

넷마블 파라곤 더 오버프라임은 스팀덱 데스크톱 모드로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해 즐길 수 있다.
넷마블 파라곤 더 오버프라임은 스팀덱 데스크톱 모드로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해 즐길 수 있다.

게임패드 조작을 지원하지 않는 게임도 전용 독으로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하면 일반 PC 게임과 똑같이 즐길 수 있다. 넷마블이 얼리액세스로 서비스 중인 '파라곤:디 오버프라임'은 스팀덱 호환성은 아직 '알수 없음' 상태이지만 데스크톱 모드로 원활히 실행 가능했다. 별도의 게임용 PC가 없는 입장에서는 휴대용과 거치형을 넘나드는 대체재로 활용도가 높았다.

넥슨 민트로켓 데이브 더 다이버는 스팀덱과 완벽하게 호환된다.
넥슨 민트로켓 데이브 더 다이버는 스팀덱과 완벽하게 호환된다.

넥슨 민트로켓이 개발한 해양 어드벤처 '데이브 더 다이브'는 스팀덱 '완벽 호환' 인증을 받았다. 스팀덱에서 게임이 완벽하게 실행되며 내장 컨트롤과 디스플레이도 원활하게 작동한다는 의미다.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한 인디게임 '산나비'도 플랫포머 게임 특성상 스팀덱과 딱맞는 궁합을 보여줬다.

다만, 몇몇 게임은 설치만 될뿐 구동이 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카카오게임즈가 얼리액세스로 내놓은 루트슈터 게임 '디스테라'는 오류코드와 함께 게임 실행이 되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추후 게임패드 등 스팀덱 지원을 위한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스팀덱 가격은 저장용량 64GB 모델 기준 58만9000원이다. 가상자산 시장 영향으로 치솟은 그래픽카드 시세 등을 감안하면 가격대비 성능비(가성비)가 우수하다. 4만~5만원대에 구할 수 있는 512GB SD카드로 쉽게 저장용량 확장도 가능하다. 스팀 라이브러리가 채워져 있고 집 밖에서도 스팀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이용자라면 추천할만한 선택지로 보인다.

과제는 밸브와 코모도의 국내 이용자 지원 창구 개선이다. 배송지연 대란으로 인해 상실한 이용자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된 국내 사후관리(SA)망 확보도 시급한 문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