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원자력발전 전력거래량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원전 전력거래 비중도 30%를 넘어 '탈 원전' 정책 이전인 2016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보급이 확대되는 태양광·풍력·바이오·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도 역대 가장 많은 전력거래량을 기록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를 내세운 현 정부의 정책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원전 전력거래량은 16만7102GWh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 기록인 2015년 15만7167GWh보다 9935GWh 많다. 전체 전력거래량 가운데 원전 전력거래량 비중은 30.4%로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2016년(30.3%)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전력거래량은 발전사업자가 전기 판매 사업자에 판매하는 전력량을 의미한다. 일부 손실분을 제외한 발전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원전 전력거래량이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원전 발전량도 확대됐다는 의미다.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로 원전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전력거래량 확대로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전 전력거래량은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겨울 전력수요 정점을 이달 셋째 주로 예상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이달 원전 25기 가운데 23~24기가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앞으로도 원전을 적극 활용한다는 기조여서 올해도 원전 전력거래량은 지속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전 단가가 부쩍 높아진 액화천연가스(LNG) 전력거래량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LNG 전력거래량은 15만9605GWh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지만 2021년 16만3401GWh보다는 소폭 줄었다. '경직성 전원'인 원전이 적극 가동되면서 '유연성 전원'인 LNG 발전량은 일정 부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신재생에너지도 역대 최대 전력거래량을 기록하면서 전력 공급에 기여하는 부분이 커지고 있다. 연료전지(5257GWh), 태양광(8338GWh), 풍력(3348GWh), 바이오에너지(9091GWh)가 역대 최대 전력거래량을 기록했다. 특히 태양광은 전력시장 외 자가용과 전력구매계약(PPA) 물량까지 고려하면 실제 기여도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연료전지, 태양광, 풍력은 현 정부에서도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전력거래량은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