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공격에 대비해 암호체계 개발을 위한 각국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허청은 포스트-양자 암호 관련 특허출원이 2011년 52건에서 2020년 219건으로 10년 만에 4.2배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출원인 국적별로는 미국이 31.6%로 가장 많았고, 일본(16.2%), 중국(13.2%) 등 순이다. 한국은 10.2%로 4위를 차지했다.
포스트-양자 암호는 양자컴퓨터로 풀 수 없도록 수학 문제 복잡도를 대폭 높인 형태의 암호 알고리즘이다. 어떠한 수학 문제에 기반하고 있는지에 따라 대략 5종류(격자·해시·다변수·코드·타원곡선)로 구분되는데 격자 기반 암호 방식이 32%로 가장 많이 출원됐다.
우리나라 격자 기반 기술 분야 출원량(2011~2020년)은 69건으로 미국(90건)과 일본(76건)에 밀렸지만, 최근 5년간 출원이 59건(2위)으로 1위 미국(62건)과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포스트-양자 암호 기술 개발은 기업이 주도(80%)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대학(38.8%)과 연구소(10.1%) 비율이 높다. 이는 연구개발이 주로 정부 주도로 이뤄진다는 의미다.
주요 출원인으로는 네덜란드 필립스(73건)가 가장 많았으며, 소니(72건), 인텔(63건), IBM(43건), 후지쯔(35건)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출원인은 크립토랩(25건·9위), 삼성(18건·16위), 서울대(12건·20위), 조선대(11건·23위) 등이 있다.
박재일 특허청 인공지능빅데이터심사과장은 “암호 기술은 뛰어난 아이디어를 통해 글로벌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분야로 우리 기업과 연구자들이 선전하고 있다”며 “양자 컴퓨팅이라는 파괴적 기술 등장으로 차세대 암호 기술 시장이 열리고 있는 지금 핵심 기술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범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