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사장단이 미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 컴캐스트의 초고속인터넷 기반 커넥티드TV '스카이 글래스' 등 신규 사업을 벤치마킹,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
이래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과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 김덕일 딜라이브 대표, 홍기섭 HCN 대표 등 국내 주요 케이블TV사 최고경영자(CEO)와 기술 실무진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장에서 컴캐스트 임원진과 한·미 케이블TV 세미나를 개최했다.
케이블TV CEO들이 연합해 미국 1위 케이블TV사를 방문한 건 이례적이다. 세미나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맞아 케이블TV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IPTV, 위성방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른 미디어와 차별화하기 위한 공통의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컴캐스트는 미국 내 '코드커팅(케이블·IPTV 해지 이후 OTT 가입)' 현상과 '스카이 글래스' 사업 사례를 공유하며 신사업 방안을 공유했다. 루 마스트로콜라 컴캐스트 다채널방송사업자(MVPD) 글로벌 세일즈 전무, 아리반 고빈단 컴캐스트 아태 비즈니스·세일즈 총괄 등이 전략을 공유했다.
컴캐스트는 '중요한 순간에 고객을 항상 연결해야 한다'는 사명으로 위성 안테나와 셋톱박스 없이 인터넷 망에 연결해 실시간 채널을 시청하는 커넥티드TV 개념을 적용해 스카이 글래스를 개발했다. 미국과 영국 등 시장에 판매한다. 컴캐스트는 스카이 글래스 플랫폼 내 다양한 OTT 플랫폼을 수용, 4K급 화질로 실시간 채널 시청과 OTT 콘텐츠 감상이 한 번에 가능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차별화된 콘텐츠와 편리한 이용자경험(UX)을 앞세운 결과, 스카이 글래스의 영국 내 판매고는 삼성·LG전자 스마트TV보다 높다. 컴캐스트는 초고속인터넷을 주력 서비스로, 고객에 인터넷 기반 방송 서비스를 선택지로 제안했다. 동축케이블을 활용한 유료방송 사업뿐만 아니라, 초고속인터넷 기반 다양한 미디어·콘텐츠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진화해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을 소개했다.
케이블TV CEO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11일 케이블TV와 IPTV 등 유료방송 전송방식 구분 폐지를 위한 '기술중립성' 제도를 골자로 한 방송법이 시행됨에 따라, 컴캐스트와 유사하게 케이블TV도 인터넷프로토콜(IP)망을 이용한 방송 서비스를 할 조건이 갖춰진 상태다. 국내 케이블TV 사업자도 IP망을 적극 활용하는 디지털서비스플랫폼(DSP)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지역성을 강화하고 플랫폼 사업 확대로 가입자 이탈방지와 부가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해법을 모색한다. 지역 5세대(5G) 특화망 서비스, TV 커머스몰 공동 운영, 치매노인 지원사업 등이 후보다.
이래운 회장은 “컴캐스트는 초연결사회와 고객경험을 중시하는 시장 상황과 사업 방향성을 소개했고 우리 사업자는 지역채널 강화 등 국내 사례를 공유했다”며 “양측은 지속적인 협업으로 케이블TV 사업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