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전시장에 마련된 HCA 부스. 가전 제품 연동 시연을 맡은 담당자가 스마트폰으로 스마트싱스 앱을 열어 버튼을 누르자 LG전자의 '에어로타워' 공기청정기가 가동된다. 담당자가 또 다시 앱을 만지자 이번엔 베스텔의 '식기건조기'가 설거지를 시작했다. 그가 스마트폰을 만질 때마다 GE의 '세탁기', 일렉트록스의 '오븐', 삼성전자의 '후드' 등 그야말로 브랜드를 막론하고 시연장에 설치된 모든 전자제품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CES 2023에서 HCA 표준1.0이 적용된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15개 글로벌 가전 브랜드의 제품을 연결해 제어·관리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지난해 CES에서 HCA 공식 출범을 선언한지 1년만에 업계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고, 공개 시연까지 선보인 것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다. 지난 1월 출범시 13개의 회원사가 참여했으며, 현재 15개로 늘었다.
최윤호 HCA 의장과 각 브랜드 담당자들은 HCA 표준 1.0이 적용된 스마트 홈 앱으로 15개 주요 가전 제품군의 40여가지 기능을 연결·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하나의 스마트홈 앱으로 제어되는 등 제품, 스마트 홈 앱을 활용한 여러 시나리오를 선보였다. 다만 LG전자 무드업 냉장고의 '무드업'과 같은 특화 기능을 타사 앱으로 제어할 순 없었다. 연결·제어는 각 브랜드 제품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기능을 중심으로 구현됐다.
최 의장은 “HCA가 스마트홈 연결성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성에도 힘을 모았다”라며 “집안 가전제품의 전력 사용량을 한눈에 확인하며,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사용자들의 '에너지 IQ'를 높이는 걸 돕는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23에서는 극심한 폭염이나 한파로 전력 사용량이 공급량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특정 시간대나 일정 시간 동안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요 관리'를 하는 시나리오도 새롭게 공개했다.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활용하면 가전제품의 총 전력 사용량을 파악해 전력을 많이 쓰는 가전을 관리할 수 있으며, 전력 수요가 높은 폭염이나 한파 시즌의 피크 시간대에는 에너지 사용을 절감하는 'AI 절약 모드'를 설정해 에너지 수요를 조절할 수 있다.
HCA 표준 1.0이 적용된 스마트싱스는 올 상반기 안에 업데이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찬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가전 브랜드 제약 없이 스마트홈 서비스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HCA 회원사 간 긴밀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HCA 표준 1.0 적용을 계기로 스마트싱스 사용자들이 더욱 스마트하고 고도화된 가전 연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서비스를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HCA 창립 멤버로 단일 대표 의장직을 연임하며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상호 연결성 기준 마련을 위한 협의를 이끌고 있다. 현재 스마트싱스 가입자는 2억 5000만명 이상이며, 연결된 기기는 1억 800만대가 넘는다.
라스베이거스(미국)=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