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에 오자마자 목이 쉴 정도로 고객사를 많이 만났습니다. 다음 성장 사이클 준비해야죠.”
CES 2023 삼성 부스 근처에서 만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수많은 미팅으로 다소 피곤한 듯 보였지만 눈빛이 반짝였다.
삼성전기는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핵심 부품 계열사다.
장 사장은 불황이 깊은 만큼 호황이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부터 정보기술(IT) 전방 산업이 침체하면서 부품 수요가 꺾였는데, 경기 순환에 따라 찾아올 다음 성장 사이클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장 사장은 IT 부품 업황 회복 시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장 사장은 “올해 세계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경쟁사, 고객사, 서플라이체인 모두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CES에서 전장 분야 고객사를 가장 많이 만났다. 장 사장은 “전장 분야는 성장 시장”이라면서 “MLCC와 카메라 모듈 분야는 전장 조직을 따로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사업 그림도 그려놨다. 현 주력사업과 핵심기술을 발전시켜 신사업에 응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장 사장은 “아직 구체적 제품 설명을 할 수 없지만 기존 주력인 MLCC, 카메라 모듈, 패키지 기판 3개 분야의 서버와 전장 등 성장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그 외에 에너지와 파워 분야에서 현 기술을 적용할 핵심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삼성전기는 지금까지 비효율·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 사업 위주로 사업 재편을 해왔다. 삼성전기는 부품회사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수익성이 낮은 스마트폰 기판(HDI) 사업을 정리해 기판사업 수익성을 대폭 높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기는 당분간 사업 재편 계획 없이 현 사업에서 추가될 분야에 집중한다. 인수합병(M&A) 문은 열어뒀다. 장 사장은 “사업 조정을 해야 할 것은 대부분 한 것 같다”면서 “이제는 덧셈해야 하는 시기라고 보고 필요하다면 좋은 기업은 M&A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