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 극복 숙제를 안은 한국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글로벌 기업의 치열한 기술 경연장인 CES 2023 현장에서 '정면돌파' 계획을 밝혔다. 위기 상황에도 위축되지 않고 적극 투자와 기술 개발로 대응할 방침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장을 찾아 “경기 변동과 상관없이 예정된 미래라는 것에 대해서는 철저히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여러 준비 태세를 갖추겠다”면서도 계획된 미래 대응 작업은 흔들림 없이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전날 CES 2023을 둘러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도 올해 투자 계획에 대해 “공표해놓은 숫자가 있고, 그 계획에 맞춰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퀄컴, AMD 같은 파트너와 자동차 분야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미팅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클라우드, 서버향 고객사가 SK하이닉스 주요 고객사였지만 차량용을 비롯해 고부가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도 새해 복합위기를 혁신으로 뛰어넘는다. 한종희 부회장은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기술 혁신으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본질에 충실해, 불확실성이 높은 대외 경영 환경을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고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올해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좋은 기업에 대해서는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현지 간담회에서 “퍼펙트 스톰이 예상되는 시기이지만 단기적 비용 감축이 아니라 불황의 장기화에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올해도 '성장 전략'을 강조했다. 지난해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낸 LG이노텍은 올해도 전장 부품, 고부가 기판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 정철동 사장은 “올해도 열심히 할 것”이라면서 “성장 전략으로 간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미래 먹거리 사업을 강화한다.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대표는 “올해까지 롯데그룹에서 총 1500억원가량을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관련 기업에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자사의 서비스 '캐즐'과 시너지를 내고 완성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송윤섭기자 sys@etnews.com,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