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국제표준 문서 형식 '오픈도큐먼트텍스트'(ODT) 도입을 시작했다.
ODT는 특정 소프트웨어(SW)에 종속되지 않고 '기계가 읽을 수 있는'(machines readable) 형태의 문서 형식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ODT 형태 문서 공개 방식을 전 부처에 확장하는 데 앞장설 방침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제2차 회의 결과'와 '전체회의 안건'을 정책자료 파일을 공개하며 ODT 형식으로 업로드했다. 기존 정부 부처가 PDF와 한글파일 형식인 HWP로 문서를 제공하는 것을 탈피했다.
데이터 산업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개방형 문서표준포맷(ODF) 사용도 중요해졌다. ODF의 하나인 ODT는 인공지능(AI)을 이용, 데이터 분석이 바로 가능하다. 상용SW인 HWP는 기계가 읽기 어렵고, PDF는 내용이 이미지로 바뀌어 인식돼 검색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공문서가 특정 SW에 종속되는 현상을 만들고, 데이터 공유와 활용을 어렵게 만든다.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은 “데이터는 한마디로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HWP는 사람이 재처리하는 수작업이 불가피한데 100장일 때는 문제가 없지만 1억장이 되면 분석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앞서 행정안전부와 경기도는 각각 2017년과 2020년 HWP 대신 ODT 표준 포맷으로 공문서를 생산해 유통하도록 시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에 호응하는 부처가 적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제외한 대부분 부처는 여전히 HWP로 제공한다.
박 의장은 “ODF와 ODT가 다른 부처로 확산되지 않는 것은 관공서의 문서 작성법 관행 때문”이라면서 “ODT를 쓰면 공무원 문서 허례허식 문화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기계가 판독할 수 있는 공문서 생산에 앞장서고, 공공 데이터가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AI와 데이터”라면서 “여기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외부에서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었고, 위원회 데이터 개방 철학을 솔선수범해서 구현했다”고 밝혔다.
한편 위원회는 이번 회의록에 위원 실명과 발언을 모두 공개했다. 위원회가 앞장서 정부 정책 실명화를 위한 밑거름을 쌓아간다는 계획이다.
위원회 다른 관계자는 “위원회 회의록에 실명 공개를 한 것은 정책 실명공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면서 “모든 부처나 공공기관도 실명을 공개하는데 기본 가이드처럼 자리 잡도록 우리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