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로맨스 소설 작가가 최근 자신이 멀쩡하게 살아있음을 알려 그를 추모해온 팬들과 동료 작가들의 공분을 샀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로맨스 소설 작가인 수전 미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 2020년 9월이었다.
미첸의 딸이라고 밝힌 이는 미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어머니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후에도 "어머니가 생전에 마치지 못한 소설을 완결하도록 도와달라"는 등의 글도 게시했다.
미첸의 동료 작가들과 미첸이 활동했던 로맨스 소설 온라인 커뮤니티의 독자들은 충격에 빠졌고 애도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일부는 단편소설 문집 출판, 자선기금 모금, 책 경매 등 매년 추모행사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미첸은 SNS에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글을 올려 동료 작가들과 팬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줬다.
미첸은 자신의 '부활'을 알리는 글에서 "다시 소설을 쓰고 싶다"며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재미있게 해보자"고 적었다.
그를 추모해온 동료와 팬들은 충격을 넘어 분노에 휩싸였다.
미첸의 동료 작가인 서맨사 A.콜은 BBC에 "이건 소설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미첸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콜은 미첸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이런 소동의 경위를 추궁했다. 미첸은 이에 "이제 내 삶을 돌려받고 싶다"며 "가족 문제가 있었고, 정신과 치료와 상담을 거쳐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미첸의 추모 문집 발간에도 참여했던 또 다른 동료 작가 캔디스 애덤스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어 다들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덤스는 그동안의 모금 활동과 관련해 미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려고 해당 지역 경찰에 연락했다며 "(미첸은) 자신이 죽으면 자기 작품이 더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첸은 이전에 함께 일한 편집자를 통해 '기부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한 상태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