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패싱'을 강하게 질타하며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정책 발표를 요구했다.
위 학회장은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문체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무보고에 게임 정책을 사실상 패싱했다”며 “장관이 게임을 싫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올해 초 '2023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게임 다년도 제작지원에 예산 90억 원을 편성했다. 콘텐츠 수출액 3분의 2를 게임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실망스럽고 경악스럽다”는게 위 학회장의 평가다.
위 학회장은 “K-콘텐츠로 두루뭉술하게 묶기에는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게임과 드라마·영화·공연 등 콘텐츠를 분리해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 분야 미래 신산업으로 주목받던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하강기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기술 확보로 돌아가 마케팅용 키워드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련 규제를 게임 분야 규제와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게임을 즐기며 돈을 버는 P2E에 대해서는 “이미 소멸시점에 접어들었다”며 부정적 관측을 제시했다. 획률형 아이템과 P2E의 연동을 끊고 완전한 무료 게임, 코인 안정성 확보, 청소년 진입 차단 등을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이상 P2E 게임의 사회적 수용은 어렵다는 주장이다.
게임이용장애 질볕코드 도입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세운 공약을 언급했다. 위 학회장은 “윤 대통령은 당시 '게임을 질병으로 보던 기존의 왜곡된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며 “이를 지켜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대형 게임사 경영진을 비롯해 국내 게임업계 전반의 세대교체 필요성도 제기했다.
위 학회장은 “게임산업의 활력을 되찾는 핵심 키워드는 '세대교체'”라며 “1세대 창업주 역량이 고갈된 상황에서, 업계가 새로운 전문 경영인과 개발자를 끌어올릴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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