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조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콘텐츠 기업의 해외 투자 유치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다. 카카오엔터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한 신주를 해외 국부펀드가 인수하는 형태다.
카카오엔터는 글로벌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산업의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하는 등 K-컬처 열풍을 주도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리딩 컴퍼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공동체 미래 비전인 '비욘드 코리아'도 가시화한다.
세계 경제 불황 속에서 투자 유치를 이끈 배재현 카카오 투자거버넌스총괄 수석부사장은 “스토리, 미디어, 뮤직 등 카카오엔터의 차별화한 지식재산(IP) 밸류체인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세계 시장에서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는 1만여 웹툰·웹소설 오리지널 스토리 IP와 7만여곡의 음원 라이브러리, 아이돌·보컬리스트·배우 등 아티스트, 음악·영상콘텐츠 기획·제작 역량, 플랫폼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웹툰이 드라마, 예능콘텐츠가 웹소설로 각각 확장되는 등 하나의 IP가 다양한 콘텐츠로 진화·확장할 수 있는 IP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스토리·미디어·뮤직 등 사업 영역 간 시너지를 창출, 글로벌 시장 영향력 확대에 집중한다.
스토리 부문은 웹툰·웹소설 IP 기반으로 북미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중화권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 각 지역에서 빠른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다. 타파스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북미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해외에 공개되지 않은 국내 인기 IP는 현지화 과정을 거쳐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미디어 부문은 프리미엄 콘텐츠 기획·제작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사내맞선' '헌트' '수리남' 흥행에 이어 오리지널 IP 재해석, 세계관 확장을 추진하고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향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에 공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뮤직 부문은 K-팝 음원·아티스트 기획, 제작, 유통을 아우르는 뮤직사업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한다.
김성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K-콘텐츠 산업의 미래와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음을 의미한다”면서 “정부의 K-컬처 성장전략에 발맞춰 카카오가 보유한 디지털 네트워크 노하우와 K-콘텐츠를 융합,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리딩 컴퍼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등 글로벌 펀드의 K-콘텐츠 기업 투자를 환영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해 한·사우디 정상회담에 따른 외교 성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K-콘텐츠를 우리 경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