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3월 국내에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한다. 지난 2013년 '커브드 OLED TV' 이후 10년 만의 국내 시장 재진입이다. 급격한 TV 수요 둔화 속에서 OLED TV를 내세워 프리미엄 전략을 가속화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55형 OLED TV(KQ55C95A)의 전파인증을 획득했다. 통상 인증 획득 후 3개월 내 제품 출시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1분기 내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출시 초읽기에 들어간 55형 제품은 830만개 자발광 픽셀과 퀀텀탓 기술을 결합한 프리미엄 TV 제품이다. 삼성 QD-OLED 패널을 상용화한 첫 TV 모델로, 지난해 3월 65형 제품과 함께 북미와 유럽 지역에 우선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65형 제품 전파 인증도 획득, 55형 OLED TV와 동시에 국내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시 시점은 통상 그해 TV 신제품 판매가 시작되는 3월이 유력하다. 국내 시장 브랜드명은 글로벌과 마찬가지로 '삼성 OLED'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OLED TV가 국내 시장에 나오기는 10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커브드 디자인을 채택한 55형 OLED TV를 국내에 선보였다. 높은 가격과 수익성 등 문제로 사업 개시 2년 만에 출시를 중단했다.
삼성전자의 국내 OLED TV 시장 재진입 배경은 기술적 자신감과 시장 급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55·65형 OLED TV를 북미와 유럽 지역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중남미, 오세아니아, 중동 등 시장으로 확대했다. 아시아에서도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 출시했지만 유독 한국 시장은 제외했다. QD-OLED 패널 수율이 기대치를 밑돈 데다 75형 이상 대화면 수요가 높은 국내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55·65형 OLED TV 출시는 효과가 적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이후 상황이 개선되자 국내 출시를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 수율은 90%에 육박할 정도로 향상되면서 국내 출시 논의가 본격화됐다. 여기에 TV 수요 둔화가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프리미엄 영역 라인업을 강화할 필요성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추세에 따라 55·65형 외에도 이달 초 CES 2023에서 처음 공개한 77형 OLED TV의 하반기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OLED TV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높은 50~60형대는 물론 초대형 제품까지 확보, '네오 QLED'와 함께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삼성 OLED' 생태계 조성의 원년으로 삼아 TV, 모니터 등을 아우르는 새로운 스크린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오QLED와 함께 OLED 라인업까지 강화, 프리미엄 영역을 공략할 제품군이 다양해졌다”면서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 핵심으로 떠오른 만큼 라인업 강화는 TV사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