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소속 정당을 초월해 정치개혁과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격식 없는 논의에 나섰다. 현재 국회에서 운영 중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와는 다른 자발적 모임으로 선거구 개편 논의를 공론화하고 의원 개개인의 의견을 수렴해 나갈 예정이다.
여야 의원 50여명이 참여하는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정치개혁모임)'이 16일 국회 의원회관 10간담회실에서 첫 운영 모임을 가졌다.
정치개혁모임은 지난해 9월 여야 중진의원 9명의 제안으로 시작된 초당적·자발적 논의 조직이다. 그동안 정치개혁과 선거구 개편 등의 주제를 가지고 토론회 등을 진행하며 그 규모를 의원 5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키웠다.
이날 회의는 모임이 확대·개편된 이후 이를 처음 제안한 9명의 의원과 초·재선 모임 운영진들이 함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종배·조해진·이용호·김상훈·이명수·유의동·최형두 의원, 더불어민주당은 정성호·전해철·김상희·민홍철·김종민·김영배·이탄희·민병덕 의원, 정의당 심상정·이은주 의원, 무소속의 양정숙 의원까지 총 18인이 첫 회의에 자리했다.
첫 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언급하며 화두가 되고 있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 개진이 이뤄졌다. 의원들은 방법은 다를 수 있어도 지금의 소선거구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에 공감대를 표했고 이후 권력구조 개편 등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특히 논의가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각 정당과 의원들이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 미래와 통합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에서 얻는 득표율과 의석수 차이가 커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국회 운영도 어려움이 있다”라며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이 투표하고, 정당이 득표한 만큼 의석수에 반영되고 다원적 국회를 운영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20대 국회의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반성도 있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20대 국회) 문제가 많은 선거법이 나오면서 우리 정치에 오점이 발생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더 개혁적이고 적극적이고 싶었지만, 많은 의원들은 '왜 더 많이 공론화를 하지 않았냐?'고 지적해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많은 의견들을 공론화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일부에서 유불리 문제로 안될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절박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국회는 물론 국민들도 논의에 함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양 의원은 “국민들은 선거 개편 논의를 정치인들의 기득권 지키기로 보고 있다”라며 “이번 논의가 국회의원 개개인은 물론 권역별 이해당사자와 국민들의 의견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