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권의 에듀포인트]〈19〉초·중학생, 문해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적절한 시기

[신혜권의 에듀포인트]〈19〉초·중학생, 문해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적절한 시기

최근 '심심한 사과' '중식 제공'이라는 말이 인터넷에 회자되고 있다. 이유는 이렇다. 누군가가 사과문을 실으면서 '심심(甚深)한 사과'라는 표현을 썼는데 누리꾼들이 '심심한'이라는 말뜻을 이해하지 못해서 “하나도 안 심심하다” “뭐가 심심하냐”라는 댓글을 썼다고 한다. 어느 한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에 학생에게 '중식 제공'이라는 표현을 썼더니 학부모가 “우리 아이는 한식을 좋아하는데”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모두 문해력이 부족한 사례로 언급된다. 성인이 이 정도라면 초·중학생은 어떠할까. 한자를 배우지 않는 요즘 세대에게 한자로 이뤄진 어휘는 어렵게 느껴진다. 한자를 몰라서 한자어로 된 단어의 뜻만을 모르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문장을 읽기 싫어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쉽게 쓰는 단어로 된 문장도 조금만 길어지면 이해하지 못한다.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서 문맥을 이해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한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무엇보다 책을 많이 읽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초·중학생은 디지털 세대다. 태어나 얼마 되지 않아 스마트폰을 접했다.

유아 시절 식당이나 사람 많은 곳에 가면 부모의 스마트폰을 받아 보는 것이 일상이었다. 식당에서 울고 보채는 아이를 보면 그런 부모의 마음도 이해된다.

유아 시절 스마트폰으로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보기 시작한다. 커 가면서 인터넷·모바일 게임,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영상을 접한다.

자연스럽게 이들은 텍스트보다 동영상이 친숙하다. 이들이 지금의 초·중학생이다. 텍스트를 사용하더라도 카카오톡 등 SNS 메신저가 일상화하면서 문장을 구사하지 않는다.

글자 수가 조금만 길면 단어조차 과감하게 줄인다.

문제는 문해력 수준이 점점 낮아진다는 것이다. 문해력이란 문자를 읽고 쓰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말하기 및 듣기와도 연결된다. 나아가 생각의 폭을 넓고 깊게 하는 사고력의 기반이 된다. 문해력 기반의 사고력을 갖추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판단하고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

최근 국어·사회 문제는 물론 수학·과학 문제에서도 지문을 이해하지 못해서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사고력수학'이 생겨났다. 교육 당국도 초·중학생 대상 문해력과 사고력을 높이는 교육을 강화한다고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도 이러한 문해력과 사고력이 필요한 문제의 출제가 확대된다. 지문만 시험지 한 장인 경우도 있다. 국어·영어 등 인문·사회계열 과목만이 아니다. 수학과 과학에서도 문제 지문을 이해해야 답을 찾을 수 있다.

문해력과 사고력을 기르기 적절한 시기는 초·중학생 때다. 이 시기를 놓치면 문해력과 사고력을 기르기가 쉽지 않다. 고등학생이 되면 입시 교육으로 더욱 어려워진다. 전자신문 교육섹션 에듀플러스가 초·중학생 문해력과 사고력을 높이는 '사고력 플러스' 교육 콘텐츠를 시리즈로 싣는다고 하니 환영할 일이다.

사고력 플러스는 온라인 교육 전문서비스 크루디와 협력해 '우등생 논술' '우등생 과학' '온라인 사회성 캠프'로 구성된 문해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콘텐츠로, 매주 전자신문 수요일 자에 게재된다. 학생들이 게재된 콘텐츠를 읽고 작성한 논술이나 문제 해결방안을 크루디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리거나 크루디로 이메일을 보내면 전문강사가 다양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초·중학생의 문해력과 사고력 증진은 다양해지는 융합사회에서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요소다. 단편적인 상황이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문해력과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