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 시장이 지난해 10%가 넘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003년 공식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강력한 규제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이중고' 탓이 크다. 최근 이뤄진 판호 발급 확대와 외산 게임 허용 역시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정책기조의 변화 일환으로 보인다.
24일 중국 게임출판업무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중국게임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2658억8400만위안(약 48조원)이었다. 2965억1300만위안(54조원)을 기록한 전년 대비 10.33% 감소한 규모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다투는 최대 소비국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 주요 빅테크 기업의 사업 확장을 옥죄고 청소년 게임 과몰입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 정책을 강하게 펼치면서 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했다.
중국 청소년 게임 이용 시간은 금요일과 주말·공휴일 1시간으로 통제됐다. 중국 시장 매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게임사도 한국 문화 콘텐츠 수입을 제한하는 '한한령'에 직격탄을 맞았다. 외산 게임뿐만 아니라 자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도 줄이면서 게임 시장 성장이 전반적으로 억제됐다.
고강도 규제 정책을 펼치던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는 지난해 말 외자 판호 발급을 재개하면서 다시 육성과 개방으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된다. 현지 배급사와 제휴한 외산 게임 44종이 판호를 받은 가운데 넥슨,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업체가 개발한 게임 7종도 포함됐다.
지난 17일 공고된 올해 첫 판호 발급 목록에는 모바일 게임 84종, 콘솔 게임 1종, PC게임 3종 등 총 88종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 넷이즈, 호요버스 등이 개발 또는 퍼블리싱한 게임도 다수 포함되면서 빅테크 규제 또한 완화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음 달 12일에는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연기된 중국 게임 산업 연차총회가 광저우에서 개최된다.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과 규제 완화책이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윤호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센터장은 “중국 게임회사는 청소년 온라인 게임 중독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동시에 고품질 게임 개발에 주력, 일부 우수한 작품이 해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올해는 게임을 비롯해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시장 반등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청소년 게임과몰입 강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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