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상품권 사기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사기 방지 플랫폼 '더치트'에 따르면 지난해 사기 건수는 총 2만5582건으로 전체 피해 품목 가운데 최다를 차지했다. 전체 온라인 사기 피해에서 약 10%에 해당한다. 그동안 최다 품목은 스마트폰이나 주변기기였다. 지난해 순위가 바뀐 것이다.
상품권 사기 사건이 느는 이유는 거래가 간편하기 때문이다. 바코드만 주고받으면 된다. 일반 제품처럼 실물이 오갈 일이 없다. 금액대도 높은 편이고, 여러 개를 구입할 수도 있다. 구매자가 상품권 교환 키오스크에 바코드를 찍기 전까지 피해를 확인할 수도 없다.
구매자를 속이는 수법도 지능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매자는 판매자의 판매 이력을 신용 기준으로 본다. 정상적으로 얼마나 거래했는지, 가입 시기는 얼마나 됐는지, 적정 금액이었는지 등을 확인한다. 이를 악용해 몇 번을 정상 거래를 한 후 사기 치고 도망가는 사례도 있다. 판매 이력이 많고 가입 시기도 오래된 판매자가 사기 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계정이 도용된 것이다.
피해 사례가 급증하지만 검거는 쉽지 않다. 범행 후 잠적하면 속수무책이다. 거래 계좌도 동결할 수 없다. 그러는 사이 범죄자는 같은 수법을 반복한다. '보이스피싱'과 같은 '전화 금융사기'는 관련 법에 따라 의심 계좌를 바로 지급정지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 사기는 '일반 사기'로 취급돼 계좌 동결이 불가능하다. 범인이 잡혀야만 배상명령 신청이나 민사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
관련 플랫폼은 판매자의 기존 판매 물품 종류, 액면가보다 확연하게 저렴한 가격일 때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적인 피해자 구제는 아직 '보이스피싱'보다 뒤져 있다. 온라인 상품권 사기 범죄 건수는 최다를 찍었다. 방법도 지능화하고 있다. 온라인 시대에 맞는 신속한 대응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