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코리아'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에서 거둔 성과는 대단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석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 경제사절단은 대규모 투자 유치와 사업 협력에 성공했다.
윤 대통령이 모든 순방 외교의 중심을 경제로 전환한 뒤 이뤄낸 첫 성과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부처 장관, 대통령실 참모도 6박 8일 동안 최일선에서 발로 뛰었다.
윤 대통령이 언급했듯 이번 순방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모두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 대통령과 일부 참모진이 1개월 넘도록 숙식(?)을 함께하며 공을 들여 준비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도 있었지만 결과는 꽤 만족스러워 보인다. 수치로 나타난 투자 유치 실적 외 101개 기업이 경제사절단으로 함께한 것도 중요한 성과였다. 대통령실이 발표한 '역대 UAE 순방 최대 규모의 성과 창출' '정상 경제외교를 통한 실질적인 투자 유치' 등의 문구는 이러한 순방 결과에 대한 자신감이다.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UAE는 국빈 예우에 진심이었다. 우리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자 전투기 4대로 호위 비행을 하고, 아부다비 시내에는 태극기를 무수히 내걸었다. UAE 대통령궁에는 태극기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푸른색 조명이 켜졌다. UAE군은 21차례 예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UAE가 우리나라 기업에 300억달러(약 37조원) 투자를 결정한 뒤 이뤄진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방문에서도 UAE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은 동생인 만수르 부총리와 함께 바라카 원전에 20분 먼저 도착해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양 정상은 직전 행사장에 함께 있었다.
스위스에서도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는 계속됐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오찬 간담회에선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 좀 해 주십시오”라며 영업사원을 자처했다. 정부의 민간·시장 중심 정책 방향을 소개하고, 첨단산업 경쟁력을 설명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베스타스(Vestas)의 3억달러 투자 신고를 포함해 머크(Merck), 노바티스(Novartis) 등 총 8억달러 투자 협력을 이뤄 냈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특별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이 전 세계 에너지와 디지털, 공급망 문제 해결의 '최적 파트너'라는 점도 강조했다. 글로벌 주요 현안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천명하며 국가 위상도 높였다.
이란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은 분명 '옥에 티'였다. 그럼에도 순방 성과가 이란에 대한 발언 하나만으로 흐려져선 안 된다. 평가받아야 할 것은 평가받아야 한다. 이제부터 진짜 중요한 것은 철저한 후속관리와 실행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