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회원을 보유한 라이브 커머스 업체 '보고플레이' 여파가 카드업계로 일파만파 확산일로다. 보고플레이로부터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업체들이 물품을 배송하지 않자 소비자들이 카드사에 결제취소를 요청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보고플레이 관련 결제취소를 요청하는 민원이 카드사별 하루 평균 40건 이상 폭증했다. 대형 카드사의 경우 하루 접수된 보고플레이 민원만 50건 이상, 중소 카드사도 하루에만 30건 이상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고플레이 관련 사태 직후 설 연휴 등으로 카드사 콜센터 등이 운영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향후 민원 접수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보고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보고플레이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보고플레이의 누적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526억원이다. 매달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면서 거래액을 키우는 돌려막기식 영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현재 보고플레이가 밝힌 판매대금 미정산 입점사는 615곳으로, 금액만 336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미납대금이 1억원 이상인 업체도 77개사다.
판매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는 물품 발송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실제 카드사에 접수된 민원 대부분은 카드 결제가 정산 승인됐지만 제품이 배송되지 않아 결제취소를 원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할부 거래의 경우 할부 항변권(할부계약 기간에 잔여 할부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을 통해 소비자가 겪을 불이익을 방지할 수 있지만 일시불 거래는 전표 매입이 정상 처리돼 취소가 불가능하다.
특히 온라인상거래 업체의 경우 가맹점과 계약하는 주체가 PG사이기 때문에 카드사 단독으로 매출취소를 할 수 없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할부 결제의 경우 할부 철회권과 할부 항변권 행사가 가능해 소비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지만 일시불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보고플레이의 경우 온라인상거래 업체로, 카드사와 PG사가 계약 주체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대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보고플레이 민원 접수 후 PG사와 협의해 매출취소를 해 주고 있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조만간 PG사와 협의, 매출취소에 나설 방침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 보고플레이 관련 민원을 PG사와 협의해서 즉시 매출취소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보고플레이 민원을 종합한 뒤 PG사와 논의해서 매출취소 조치할 예정”이라면서 “최대한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판매대금 미정산 336억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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