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당 대표 적합도에서 접전을 보이는 가운데, 나 전 의원을 지지하던 표심 향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나 전 의원은 25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라며 “저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 선당후사(先黨後私) 인중유화(忍中有和) 정신으로 국민 모두와 당원 동지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찾아, 새로운 미래와 연대의 긴 여정을 떠나려 한다”며 '영원한 당원'의 사명을 강조했다.
나 의원의 불출마에 당 대표 경선주자로 나선 김기현·안철수 의원도 일제히 입장을 발표했다.
김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에서 “나경원 전 대표의 결단을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본다. 고뇌에 찬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지난 20여년 간 우리 당을 지키고 함께 동고동락해 온 나 전 대표와 함께 손에 손 잡고 멋진 화합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 역시 SNS를 통해 “(나 전 의원이) 출마했다면 당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전당대회에 국민 관심도 더 모일 수 있었을 것이다. 안타깝고 아쉽다”라며 “나 전 의원이 던진 총선 승리와 당의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 때 지지율 1위를 기록했었던 나 전 의원의 불출마가 결정되면서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은 3강에서 2강 체제로 급변하게 됐다. 특히 이날 김 의원과 안 의원이 접전을 벌이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나 전 의원을 향했던 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2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오차범위(±3.5%포인트)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2002명이 대상이다. 이 중 국민의힘 지지층 784명이 차기 당대표 적합 인물에 김 의원 25.4%, 안 의원은 22.3%로 답을 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나 전 의원은 16.9%로 3위를 기록했다. 양자 대결에선 안 의원 49.8%, 김 의원 39.4%로 조사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한편 나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며 김 의원과 안 의원 어디에도 지지를 표하거나 연대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불출마 입장 발표 후 질의응답에서 “불출마 결정은 어떤 후보나 다른 세력에 의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당을 사랑하는 마음에 결정했다”면서 “전당대회에서 역할을 할 공간과 생각은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