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메탈실리콘(KMS)이 실리콘 100% '퓨어 실리콘' 음극활물질 상용화에 나섰다. 음극활물질은 이차전지의 음극을 구성하는 핵심 소재다. 실리콘으로만 만들어져 '퓨어 실리콘(Pure Silicon)'이라고 부른다. 퓨어 실리콘은 차세대 음극재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최종오 KMS 대표는 “지난 2년간 국내 배터리 대기업, 도전재 업체와 함께 퓨어 실리콘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지난해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퓨어 실리콘 음극활물질을 개발, 올해 배터리 시제품에 적용해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KMS는 2008년 설립한 기초 소재 업체다. SK머티리얼즈, OCI, 일본 동양화학, 킨세이마텍에 메탈실리콘 파우더를 공급했다. 메탈실리콘 파우더는 반도체 웨이퍼, 태양광 솔라전지 소재인 폴리실리콘 제조에 사용된다.
KMS는 실리콘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실리콘 파우더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차전지 시장에 주목하고 연구 인력과 100억원을 투입했다. KMS가 개발한 실리콘 음극활물질은 충전 용량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대표는 “기존 흑연 음극재(360mAh) 대비 10배 이상인 그램(g)당 3650밀리암페어시(mAh·초기효율 90%) 충전 용량을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회사는 활물질 크기를 수나노 이하로 줄여 실리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었고, 실리콘 입자가 팽창하는 구조적 단점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KMS는 국내 배터리 3사에 음극재 원료인 나노급 실리콘부터 마이크로급 실리콘까지 전기차 배터리용 실리콘 파우더를 가공해 공급할 예정”이라며 “KMS 파우더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음극재 기초 재료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차전지 음극재는 흑연이 주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안정적인 소재지만 자원이 한정돼 있고 실리콘이 흑연보다 10배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실리콘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일고 있다. 단, 실리콘은 흑연보다 많은 리튬이온을 담기 때문에 부피가 쉽게 커지는 것이 단점이었다. 이에 실리콘을 음극재에 활용해도 그 비중이 소량에 그쳤다.
KMS는 실리콘 100% 음극활물질을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달 완공되는 제천 공장에서 실리콘 음극활물질을 생산할 계획이다. 제천 공장은 오는 2026년까지 500억원을 추가 투자, 반도체·배터리 소재를 포함해 연간 3600톤 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실리콘 활물질 초도 생산 규모는 300톤으로 계획했다.
실리콘 음극활물질은 개발을 함께 한 국내 배터리 대기업에 공급을 예정하고 있다. 일본 배터리 업체에도 공급할 계획이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현대자동차 등이 자사 전기차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KMS는 국내 대표 실리콘 음극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음극에 들어가는 동박, 도전재, 바인더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활물질에서 음극재까지 사업 육성을 계획하고 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