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뜨려는 순간 밥통이 비어있어 당황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다. 이럴 때 비상용으로 즉석밥 몇 개 있으면 안심이 된다. 즉석밥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월 기준 46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늘었다. 오는 2025년에는 5200억원까지 예상되고 있다. 재작년 CJ제일제당 햇반 연 매출은 밥솥 점유율 1위 회사 쿠쿠전자 연간 매출을 앞질렀다. 요즘은 현미밥, 잡곡밥, 소고기우엉 영양밥, 곤약밥, 혈당조절밥, 고단백 비건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리미엄 건강식'이 나오면서 즉석밥 2.0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밥솥 시장이 시들한 것은 아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비압력 미니밥솥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경기 위축으로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지면 직접 밥을 지어 먹는 집밥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석밥, CJ제일제당 '햇반' 부동의 1위
즉석밥 1위 브랜드는 CJ제일제당 '햇반'이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행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즉석밥은 CJ제일제당 '햇반'으로 점유율이 43%에 달했다. 오뚜기 '오뚜기밥'이 22%, 동원F&B '양반' 9%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996년 즉석밥 브랜드 '햇반'을 처음 선보인 CJ제일제당은 오프라인까지 합하면 점유율이 60%를 넘는다. 1년에 팔리는 '햇반'만 5억5000만개에 달한다. '햇반'은 즉석밥 제품군 전체를 아우르는 보통명사가 되고 있다.
CJ제일제당 햇반 백미밥(210g)은 CJ제일제당 효자제품이다. 당일 자가도정 시스템을 갖춰 갓 지은 밥맛을 내고 무균화 포장밥 제조기술로 보존료 없이 9개월간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또 최첨단 포장 기술을 통해 산소와 미생물을 차단하고 온도·습도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여기에 맞선 제품이 오뚜기 맛있는 오뚜기밥(210g)이다. 지하 150m 암반수로 만들어 신선하고 클린룸에서 완벽한 위생 처리를 거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갓 도정한 쌀을 원료로 무균화 포장을 했다.
◇밥솥은 쿠쿠전자가 주도
밥솥은 용기 안 높은 압력을 이용해 밥을 짓는 압력밥솥과 하단 열판으로 내솥을 가열하는 비 압력밥솥으로 구분된다. 압력밥솥은 고압·고화력으로 밥을 짓기 때문에 취사시간이 짧고 밥이 찰지다. 가격은 비싼 편이다. 반면 비 압력밥솥은 압력이 없기 때문에 화력이 약하고 취사 시간이 길다. 기능이 단순해 사용하기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 보통 압력밥솥은 6인용 이상, 1~3인용은 비 압력밥솥인 경우가 많다.
밥솥 시장 맹주는 쿠쿠전자다. 지난해 압력밥솥 판매량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쿠쿠전자가 88%, 쿠첸 11%, 기타 1%로 쿠쿠전자가 독보적인 1위다.
비 압력밥솥에서도 쿠쿠전자가 1위지만 점유율은 67%로 좀 떨어진다. 키친아트·남양키친플라워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요즘은 1인 가구와 사회초년생이 늘면서 비압력 밥솥 판매가 증가 추세다.
업계도 1인 가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쿠첸 머쉬룸 밥솥(모델명 CRM-E010W)은 1인 가구에 딱 맞는 사이즈와 기능을 갖췄다. 무게가 1.4㎏으로 가볍고 최대 2인분까지 취사할 수 있다. 백미·잡곡·냉동밥·현미 네 가지 메뉴를 지원했다.
소량 취사 후 바로 먹거나 소분해 냉동 보관하는 1인 가구 선호도에 따라 보온 대신 냉동보관밥 기능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약 기능이 있어서 원하는 시간에 취사할 수 있고 간결한 디스플레이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압력밥솥 인기모델로는 쿠쿠전자 트윈프레셔 마스터셰프(모델명 CRP-LHTR1010FW)가 있다. 두 가지로 압력 제어가 가능해서 차지고 쫀득한 식감을 원할 때는 2기압 초고압으로 촉촉하고 고슬한 밥을 원한다면 고화력 IH무압으로 밥을 지을 수 있다. 무압 취사 중 뚜껑을 열어 재료를 추가할 수 있어 나물밥이나 건강죽 만들기에 좋다. 또 전자레인지에 비해 마름 현상이 덜해 간편식도 촉촉하게 데워준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