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수급난, 품질비용 반영 악재를 넘어 지난해 처음 10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은 47.0% 늘어난 9조8198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40.2% 증가한 7조9836억원, 판매량은 394만2925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 실적에 세타2 GDI 엔진 교체율 증가 등에 따른 품질비용(충당금) 1조3600억원을 선반영했다. 대규모 품질비용에도 현대차는 부품 수급 완화와 고환율 효과에 3분기부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선방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3만8874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서는 7세대 그랜저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견조한 판매량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19만2049대를 기록했다. 해외 판매는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생산 증가와 아이오닉6 등 친환경차 중심 판매 호조로 9.3% 늘어난 84만6825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한 38조5236억원이다.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 판매 믹스 개선, 환율 효과로 매출을 확대했다.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상승한 1359원에 달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9.6% 증가한 3조3592억원, 영업이익률은 8.7%였다.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늘고 있으나 여전히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은 낮아 대기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와 수익성, 투자 등 주요 경영 계획과 정책 방향성을 담은 가이던스도 공개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432만대로, 매출 성장률은 10.5~11.5%를 제시했다. 영업이익률 목표는 6.5~7.5% 수준으로 잡았다. 10조5000억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세웠다.
현대차는 올해 전망과 관련해 가동률 개선에 따른 생산 확대를 기대하면서도 국가 간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 인플레이션 확대, 고금리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 등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을 경영활동의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판매 감소가 우려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 건설은 현지에서 배터리를 국산화하는 부분까지 포함해 최대한 단축해서 진행 중”이라며 “IRA와 관련한 대응 방안도 수립 중으로, 3월 구체적 법안이 확정되면 추가로 업데이트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의 글로벌 판매 본격화와 아이오닉5 N과 코나 EV 출시를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 생산과 판매 최적화를 통해 올해 판매를 최대화하겠다”면서 “5세대 싼타페 글로벌 출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에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