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디지털 뱅크'로 변신 속도내는 5대 은행

국내 5대 시중은행이 올해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로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나선다.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 증권, 보험 등 주요 금융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생활 금융 허브 역할을 확대하는데 속도를 낸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비금융 분야와의 연계에 집중하면서 전통 금융 서비스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집중했다.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앱에서 일원화해 제공했다면 올해는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와의 연결성을 높여 사용자에게 끊김없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과 생활을 아우르는 대표 라이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KB국민·신한은행 '유니버셜 뱅킹' 속도 낸다

국내 은행 1·2위를 다투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올해 '유니버셜 뱅킹'을 공통 목표로 설정했다. 국민은행은 기존 'KB스타뱅킹' 앱을 중심으로, 신한은행은 올해 새로 출시할 '신한 유니버셜 간편 앱(가칭)' 중심으로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친다.

국민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약 1100만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보유한 'KB스타뱅킹'으로 확장형 종합금융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작년까지 다양한 금융 계열사 서비스를 연계해 확장하는 전략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더 나은 사용자경험(UX)과 풍부한 정보성 콘텐츠를 일목요연하게 제공해 고객이 더 오래, 더 자주 KB스타뱅킹 앱을 사용할 요인을 제공하는데 주력한다.

KB스타뱅킹은 KB금융그룹의 허브인 확장형 종합금융플랫폼이다. KB증권의 'Easy 주식 매매', KB국민카드의 'KB페이 간편결제', KB손해보험의 '스마트 보험금 청구' 등 계열사 주요 서비스를 연계해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부동산, 자동차, 헬스케어 관련 콘텐츠도 제공한다. 현재 스타뱅킹에서 72개 계열사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계열사 서비스 연계·통합 전략은 고객 편의성을 높이면서 스타뱅킹 앱 사용률을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KB월렛, KB페이와 연계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일상 속 금융 플랫폼'으로 영역 확대를 추진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모빌리티, 통신, 헬스케어 등 생활금융 영역에서 고객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룹 내 서비스 간 연계성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디지털과 테크 등 비금융 영역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확대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서비스하는 '신한 쏠(SOL)'은 작년 800만 MAU를 기록했다. 올해 1000만 MAU 달성을 목표로 스타뱅킹 추격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쏠을 전면 개편해 다양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영 속도를 대폭 개선해 기존 사용자는 물론 새롭게 MZ세대 사용자를 추가 확보하는데 나섰다.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 쏠과 신한카드 신한플레이(pLay)를 그룹 대표 플랫폼으로 삼고 있다. 일상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생애주기 전체 금융을 지원하는 라이프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세웠다.

신한금융은 올해 중순경 새로운 '신한 유니버셜 간편 앱'을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업권별 경계를 넘어 '원 신한' 관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끊김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핵심적인 금융 서비스는 신한 유니버셜 간편 앱에서, 심화한 기능은 기존 그룹사 앱에서 이용하는 이른바 투 포지션(Two-Position) 전략으로 '신한 디지털 유니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우리·농협은행 “디지털 혁신으로 경쟁력 ↑”

하나은행은 올해 '하나원큐'를 종합금융플랫폼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하나카드의 '하나원큐페이'는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삼는다. 두 앱을 양대 축으로 디지털 채널을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신임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6대 경영전략 중 하나로 '디지털 하나은행 완성'을 꼽았다. 영업점과 본점의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 영업 현장과 고객을 지원하는 디지털 하나은행의 면모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고객 모두에게 쉽고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모바일 영업 채널 '마이브랜치', 인공지능(AI) 기반 콜센터 등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채널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우리원(WON)뱅킹' 앱 MAU 1000만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내년 상반기 가동 목표로 올해 우리원뱅킹을 대대적으로 재구축해 다양한 사업모델을 빠르고 유연하게 담아내는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서비스형 은행(BaaS)을 수행할 수 있는 채널을 지속 발굴하고 서비스를 확대해 우리원뱅킹 사용자와 충성도를 모두 확대할 방침이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상품·서비스 가입·이탈 예측모델을 개발해 고객 유입과 상품·서비스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한 초개인화 마케팅도 선보인다.

NH농협은행은 올해 'NH올원뱅크'를 종합금융플랫폼으로 고도화하기 위해 계열사 서비스를 확장하고 은행의 전 금융상품을 모바일에 반영할 계획이다.

우선 모바일에서도 풀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올원뱅크와 스마트뱅킹의 금융상품몰을 일원화하고 펀드, 퇴직연금, 신탁 등 은행의 전 금융상품을 판매하도록 구현한다.

올원뱅크에서 계열사 서비스도 확대 제공한다. 저축은행 가입, 보험료 청구·납입 등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제신고·제증명 등 금융 편의 서비스도 확대한다.

농협은행은 올해 전행에 걸쳐 데이터 활용기반을 마련하고 데이터 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 범농협 데이터 연계 마케팅 등을 새롭게 시도할 계획이다. 계열사 디지털 마케팅 기반을 조성하는 'NH-DMP'를 구축해 기존 저축은행과 캐피탈에서 올해 전 계열사로 확산한다. 은행의 마이데이터를 서비스를 저축은행·캐피탈 등의 앱과 연계해 제공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