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가 유영하는 어두운 해저 동굴부터 등을 맞대고 있는 주황색 꽃게의 거울 같은 모습까지 다채롭고 경이로운 수중 세계를 볼 수 있는 ‘해양 수중 사진 대회’(Ocean Art Underwater Photo Contest)가 최종 수상작을 발표했다.
미국 온라인 잡지 겸 수중 촬영장비 판매업체 ‘언더워터 포토그라피 가이드’가 주최하는 이 사진 대회는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전 세계 96개국에서 온 사진작가들이 수천작을 출품하며 쟁쟁한 경쟁을 펼쳤다. 주최측은 이중 14개 부문의 수상작을 공개했다.
전체 대상인 ‘베스트 오브 쇼’는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촬영된 ‘엄마 문어’가 받았다. 카리브해 암초 사이에서 촬영된 이 사진은 문어가 알을 지키기 위해 몸을 둥글게 말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을 촬영한 캣 조우는 “모든 문어종들이 그렇듯, 이 어미 문어도 알을 돌보는 동안 먹이를 먹지 않고, 알이 부화하면 죽을 것이다. 슬픈 최후를 알지만 알을 보호하는 모습이 씁쓸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광각 부문에서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촬영한 ‘상어 삼총사’가 받았다. 사진을 촬영한 르네 카포졸라는 “외딴 환초(atoll)는 강력한 법적 보호에 의해 생명으로 가득찬 곳이다”라며 “해가 지평선 아래로 떨어진 직후 물속에 플래시를 터트려 이 장면을 운좋게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갯민숭달팽이(나새류) 부문에서는 보라색 나새류의 접사가 1위를 차지했다. 이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촬영한 알렉세이 페르미아코프는 “놀라운 질감에 더 초점을 맞추고 촬영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산호초 사이에서 사냥하는 상어, 암초 구멍을 두고 다투고 있는 두 마리의 베도라치, 낚싯바늘에 걸린 바다사자 등 바다의 위태롭고 아름다운 면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출품돼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