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인들의 투항을 유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개설한 핫라인을 통해 6500명이 넘는 러시아 군인들이 항복을 시도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해 9월 15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6543명의 러시아 병사들이 '나는 살고 싶다'(I Want To Live) 핫라인을 통해 투항했다고 밝혔다.
핫라인은 24시간 운영된다. 투항을 원하는 러시아 병사들은 전화를 걸거나 텔레그램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연락할 수 있으며 안전하게 우크라이나 병사들과 접촉해 항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받는다.
비탈리 마트비옌코 전쟁포로부 대변인은 "러시아 병사들이 핫라인에 전화를 걸어 항복 의사를 표하는 것이 첫 번째"라며 "자신의 개인정보를 남겨야 하며, 이후 우크라이나 영토에 도착한 후 다시 핫라인에 전화를 걸어 '항복하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요원들이 안전한 장소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다. 마트비옌코는 핫라인에 매일 50~100건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항한 병사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정부의 죄수 교환 프로그램의 일부가 되거나 우크라이나에서 구금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마트비옌코는 "이런 교환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석방한 우크라이나인은 모두 1646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핫라인 서비스를 "완전히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핫라인을 담당하는 콜센터는 애초 키이우의 국무부 사무실에 있었으나, 러시아 공격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한 달 전 비밀 장소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한 러시아 병사가 건 전화 녹취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병사는 "나는 이미 동원돼서 군대에 있다. 조만간 헤르손 쪽으로 보내질 것"이라면서 "혼자가 아니다. 여러 명의 병사들이 항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 직원이 안내사항을 전달하자 그는 "우크라이나 군인이 오면 무릎을 꿇어야 하나. 어떻게 항복하면 되나"라고 묻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