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사가 선보인 리듬 액션 게임 '하이파이 러시'가 연초부터 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사전 리뷰나 마케팅 한 번 없이 신작 공개와 동시에 글로벌 출시, 스팀 등 판매 순위 상위권에 안착했다. 국내에서도 '압도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끌어내며 스팀 인기 3위 자리에 올랐다.
30일 비디오 게임 리뷰 집계 사이트 오픈크리틱에 따르면 하이파이 러시가 받은 평가 점수는 91점이다. 지난해 최다 게임오브더이어(GOTY)를 받은 '엘든 링'(95점)과 '갓오브워 라그나로크'(93점) 바로 아래에 근접한 점수다.
하이파이 러시는 서바이벌 호러게임 '이블위딘' '고스트와이어:도쿄' 등 개발사로 잘 알려진 탱고 게임웍스가 제작했다. 유통은 '엘더스크롤' '폴아웃' 시리즈의 베데스다 소프트웨어가 맡았다. 지난 26일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개발자 다이렉트에서 깜짝 공개 후 엑스박스와 PC 플랫폼을 통해 출시됐다.
언리얼 엔진4에 기반을 둔 하이파이 러시는 다채로운 색감의 카툰풍 그래픽 디자인이 특징이다. 다양한 로봇이 등장하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유명 록 밴드가 연주하는 명곡의 리듬에 맞춰 전투가 진행된다. 음악을 들으며 정확한 박자에 키를 입력하는 리듬 게임에 각종 콤보 기술이 발동하는 액션을 절묘하게 조합했다.
하이파이 러시는 독창적인 게임성과 함께 풍부한 재미 요소로 이용자가 지루할 틈이 없게 한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리듬 게임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난이도를 조절했다. 이야기 진행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양한 기술 조합을 익힐 수 있다.
자세한 배경 설명 없는 이야기 서사는 다소 허술해 보이지만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몰입도를 높였다. 리듬 게임이라는 장르적 정체성이 엿보이는 전투별 점수 평가는 반복 플레이와 수집 욕구를 자극했다.
하이파이 러시의 선전은 글로벌 콘솔·PC 시장 공략에 선언한 국내 게임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대적인 마케팅이나 과금 요소 하나 없이 '재미' 하나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상업적 흥행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넥슨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스팀 얼리액세스로 선보인 '데이브 더 다이버'도 독특한 아트 스타일과 게임성으로 주목받았다. 독일 게임스컴에서 3관왕에 오른 네오위즈 'P의 거짓', 엔씨소프트 '쓰론앤리버티(TL)' 등도 콘솔 플랫폼으로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