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CES 2023'을 관통하는 키워드의 하나로 '웹 3.0'을 선정했다. 실제 게임·웹툰 등 정보기술(IT) 업계를 필두로 금융·유통·부동산·예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두 웹 3.0 시대로 도약하고 있다.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등 웹 3.0을 이끄는 다양한 블록체인 기술도 일상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게임 아이템, 가상 포인트, 개인 제작 콘텐츠 등 이전에는 가치를 매기거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던 것들도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면 디지털자산화가 가능하다. 백신접종 증명서비스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고, 편의점에서는 NFT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사용자의 고유 블록체인 ID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새로 출시된 메신저는 개인정보의 유출 우려가 없는 차세대 메신저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공간 출입 영역에서도 디지털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대부분 공간 출입은 열쇠가 있어야 가능했다. 열쇠를 분실하면 내 집에 내가 들어갈 수 없고, 혹시 누가 그 열쇠를 주웠을까 우려돼 가족 구성원 열쇠를 모두 바꿔야 하는 시절이 있었다.
디지털화로 집집마다 디지털 도어록 설치가 보편화하면서 더 이상 실물 열쇠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됐다. 나아가 음성인식·얼굴인식·홍채인식 등 생체인식 기술이 활용돼 비접촉식으로 문을 열 수 있고, 스마트도어록 등장으로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원격 출입 통제 또는 출입 이력의 실시간 확인이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블록체인과 NFT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키 플랫폼이 열쇠 디지털화를 이끌고 있다.
공간 출입은 단순히 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매일 타는 자동차, 근무하는 회사, 호텔이나 콘도 등 숙박업소, 헬스장 등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시설이 포함된다. 이제는 우리가 늘 소지하는 스마트폰이 플라스틱 카드 등 실물 열쇠를 대신하고, 동시에 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돼 공간 출입을 더욱 편리하게 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 디지털 키는 해킹이나 위·변조가 어려워서 보안성도 높다.
디지털 키 도입이 확대되자 일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디지털 키 등 보안이 필요한 키 솔루션을 통합한 솔루션을 선보였는데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디지털 키는 사용자 친화적이라고 볼 수 없다. 디지털 키 소유 및 관리 권한이 사용자가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용자는 점점 더 많아지는 디지털 키를 분산 관리해야 하는 불편함도 생길 수 있다.
디지털 키는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하고, 소유권이 사용자에게 완전히 귀속됐을 때 비로소 열쇠 본질인 '나의 것을 지키는 것'에 더 충실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키 통합 솔루션 시장에서도 블록체인 서버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블록체인 서버를 활용하면 디지털 키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등 모든 디지털 키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공간 관리자, 즉 기업 역시 실물 카드 키의 디지털화로 관리 인력 최소화,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 감소 등 제반 비용을 줄이면서 디지털 키의 편의성을 누릴 수 있다.
이 같은 다양한 이점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사용자 및 공간 관리자 모두에게 오픈된 환경과 규격화된 프로토콜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키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웹 3.0 시대를 맞아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의 열쇠가 될 디지털 키 발전을 기대해 본다.
이경원 참깨연구소 싱가포르법인 최고성장책임자(CGO) kyungwon@thesesame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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