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마무리하고 집권 2년차 국정 드라이브를 본격화했다.
윤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국정 방향은 '수출'과 '투자 유치'를 통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과학기술'과 '인재양성'을 통한 미래 먹거리 준비로 축약된다.
윤 대통령은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마지막으로 2023년 정부 정책방향을 모두 결정했다. 한 달여 전인 작년 12월 21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21개 부처와 유관 및 소속 17개 기관의 정책 방향을 보고받으며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경제 △과학기술 △개혁 △글로벌 스탠더드다.
이중 경제는 수출과 투자유치를 비롯한 우리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수출을 업무보고 이전부터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의 '열쇠'로 손 꼽았다. 직접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국민패널 100명이 함께 한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 신년사는 물론, 각국 정상과의 외교 무대에서도 수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전부처의 산업부화를 필두로 직접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것도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편이다.
3대 개혁과제 중 가장 시급한 개혁으로 노동개혁을 꼽은 것도 마찬가지다.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국내외 자본이 우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우선 조성해야 한다는 게 윤 대통령 판단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한 이유기도 하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투자도 수출'이라는게 윤 대통령 생각”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방침은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300억달러(약 37조원)의 현금 투자를 끌어낸 원동력이 됐다.
국정과제 점검회의와 산업현장 방문, 업무보고, 순방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강조한 또다른 키워드는 바로 과학기술이다. 국가전략 산업인 반도체는 물론, 반도체가 토대가 될 인공지능(AI), 디지털 기술의 첨단 바이오, 미래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양자 과학기술, 생성형 AI의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다는 챗GPT까지 직접 챙겼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는 첨단 과학기술에 달려있다. 과학기술은 우리에게 생존의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6박8일간의 UAE-스위스 순방을 마친 뒤 가진 설연휴 휴식도 반납하고 각 분야 과학기술 인재를 만나 그들의 제언을 듣기도 했다. 인재양성 등 과학기술 인재를 키워낼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ETH Zurich)에서 양자 석학과의 대화 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관련 인재양성과 연구개발(R&D), 국제협력을 강화하라고 특별 지시한 것도 '인재'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국가의 미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중요한 것이 과학기술이다. 앞으로 모든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과학기술 정책에 두고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보상 시스템 제공에 역점을 두어 달라. 그것이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2월부터 경제에 중심을 둔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과학기술에 대한 의지를 담아 인재양성과 첨단 과학기술 확보에도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김 수석은 “지속 가능한 미래성장, 국가 번영의 기초가 될 대통령의 과학기술 혁신 행보로 미래세대와 국민들의 민생을 살피는 국정운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