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디지털거래소 '가상자산·STO' 거래지원 빠져…“향후 확대”

설립 가시화 시점에 전면 재검토
디지털상품 전환...취급 자산 좁혀
"당정청 가이드라인 마련 땐
가상자산·STO 거래 가능"

부산디지털거래소 '가상자산·STO' 거래지원 빠져…“향후 확대”

올해 2월 중 법인 설립이 예고된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가 정작 가상자산이나 증권형토큰(STO)을 다루지 않는 상태로 출범할 예정이다.

조만간 금융당국이 STO 분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게 되면 증권으로 분류된 토큰을 증권사가 아닌 신설 거래소가 다루기 난감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신 출범 시점에는 금, 선박, 영화 지식재산권(IP) 등 전통자산을 디지털화해 거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상민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추진위원장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산업·규제혁신TF 연구결과 보고회'에서 “부산은 국제 영화제, 국제 게임축제가 있고 세계적인 물류 거점이기 때문에 신설하는 분권형 공정 거래소에서 다양한 상품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게 첫 번째 단계”라며 “조금 오해가 있는데, 당정청에서 가이드라인 나오고 있기 때문에 추후 STO와 가상자산 거래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많은 증권사에서 좋은 STO를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장 안전한 거래소가 분권형으로 부산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니, 이 신설 거래소에서 STO를 거래하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당초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는 업비트나 빗썸 등 민간 사업자와 차별화된 공공 가상자산거래소 형태로 출범이 예상됐다. 글로벌 사업자인 바이낸스나 FTX가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고 부산은행이 실명 확인계좌 지원을 고려하는 등 설립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FTX 파산 사태가 발생하면서 계획이 전면 재검토에 돌입했다.

후속조치로 부산시는 핀테크 정책 전문가인 김상민 전 국민의원을 중심으로 한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 설립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발족 당시 '디지털자산 거래소' 였던 사업 목표는 이달 19일 발표에서는 '디지털상품 거래소'로 전환되면서 취급 자산의 폭을 크게 좁혔다.

디지털상품은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한 조각투자 상품 중, 증권형으로 분류되지 않는 토큰을 포괄할 전망이다. 즉,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를 포함한 가상자산과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의해 증권형으로 분류된 토큰은 거래가 제한된다. 두 분류를 제외하면 사실상 거래가 가능한 디지털상품은 현재로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신설 거래소는 기존의 증권거래 시스템과 같이 예탁결제, 상장평가, 시장감시 등 기능이 별도 기관에 분리된 분권형 공정거래소 형태로 설계된다. 이는 향후 가상자산과 STO거래를 지원할 수 있도록 토대를 닦는 차원이라는 것이 추진위 입장이다.

김상민 위원장은 “현재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거래소의 독점형 권한 문제인데, 거래소에서 코인발행 및 자전거래가 일어날 수 있는 구조를 원천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신설 분권형 공정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최선의 가치를 두고 있으며,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한 상장 심사 분리 진행 등 디지털자산 신뢰성의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