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잔고만 보여주던 은행 앱의 대변신...'가두리'를 쳐라 특명

시중은행은 새로운 핵심 성장지표로 은행 앱 월간활성사용자수(MAU) 확대를 삼고 있다. 토스·카카오뱅크 같은 빅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이 빠르게 사용자를 흡수하자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제고가 미래 금융시장 지형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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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앞다퉈 생활밀착형 서비스와 금융 계열사 서비스를 굴비 엮듯이 제공하면서 슈퍼 앱 전환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KB국민은행은 금융 앱 MAU 1위인 토스(1353만명)와 카카오뱅크(1300만명)에 이어 1131만명 MAU를 달성하며 격차를 좁혔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올해 1000만명 MAU 달성을 목표로 빅테크 추격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도 작년 한 해 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줘 올해 성장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작년 1월부터 시행한 마이데이터도 이러한 디지털 뱅킹 혁신에 불을 댕겼다.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여러 업권에 흩어진 금융자산을 은행 앱 하나에서 모두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흐름이 거세졌다.

마이데이터로 확보한 데이터 기반으로 단순 광고가 아닌 정보성 콘텐츠를 푸시(PUSH)해 매일 사용자 유입을 확대하는 전략도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카드대금이나 공과금 결제일이 다가오면 미리 푸시 메시지로 알려주는 정보성 서비스를 앞다퉈 제공했다. 사용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단순 광고성 푸시가 아닌 정보와 혜택을 주는 알림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계좌가 없어도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 서비스를 제공한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MZ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기프티콘 할인 거래 마켓 연계, 스포츠 경기 티켓 예매 서비스 등 계좌고객 중심 앱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은행권은 추후 금융규제가 완화되면 더욱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연계해 수퍼 앱 파급력을 높일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미 통신 부문과 시너지에 나섰고 추후에는 금지된 가상자산 유관 서비스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위치정보를 활용한 모빌리티나 간편결제 서비스, 다양한 디지털자산을 관리·거래할 수 있는 디지털지갑, 금융계좌 이용이 제한된 고객층을 위한 맞춤형 금융지원·생활편의 서비스 등 확장 가능성이 크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