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이용자 편의성 등 알뜰폰 서비스 혁신을 내세우며 시장에 진출했다. 보안 강화와 24시간 고객센터 등을 앞세운 만큼 알뜰폰 시장 내 경쟁 활성화가 기대된다. 다만 빅테크로 분류되는 토스가 시장에 진출한 만큼 중소 알뜰폰사업자와의 상생은 또다른 과제라는 관측이다.
토스모바일은 30일 5세대(5G) 이동통신 알뜰폰 요금제 4종을 출시하고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가입을 받기 시작했다. 요금제는 △데이터 7GB·월 2만4800원 △데이터15GB·3만5800원 △데이터 71GB·5만4800원 △데이터 100GB·5만9800원으로 구성됐다.
상품 자체가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내세우지는 않았다. 앞서 시장에 진출한 금융권 KB리브엠의 경우 월 4만 7500원에 데이터 110GB를 제공하고 있다. 이통업계는 토스가 기존 알뜰폰과 이통사(MNO) 중간 수준을 노린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3개월간 제공하는 데이터 7GB·15GB 요금제 1만원, 71GB·100GB 요금제 2만원 할인을 받을 경우 요금이 대폭 낮아진다.
데이터 71GB·100GB 상품은 미사용 잔여 데이터에 따라 최대 1만원 토스포인트 캐시백도 제공한다. 토스페이 결제시에는 토스포인트 5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토스모바일은 가격보다는 기존 장점인 직관적인 사용 환경 등을 앞세워 MZ세대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토스 앱 통신 카테고리 내 토스모바일 휴대폰 요금제에서 신청하기 버튼을 통해 간단히 가입할 수 있다. 토스모바일 페이지에서 잔여 데이터도 확인 가능하다. 실제 사전신청 가입자 17만명 가운데 빠른 사용성 등을 중시하는 20~30대 가입자가 68%를 차지했다.
이처럼 2400만 명의 가입자를 가진 토스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통시장 내 메기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토스모바일은 알뜰폰 약점으로 지적되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모회사인 토스 보안 가이드라인에 맞춰 강화했다. 업계 최초로 24시간 고객센터도 운영한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토스가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알뜰폰 이미지를 제고해 시장에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현재도 알뜰폰 시장으로의 이탈이 높은 MNO 가입자들의 선택지에 토스가 추가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실제 토스 사전 신청자의 73%는 이통 3사 가입자였다.
토스모바일이 KB리브엠과 같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금융상품과 연계 등을 시도할 경우 가입자는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토스는 당장 뱅킹이나 카드 상품 등과의 연계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토스뱅크와는 사업이 분리돼 있는 만큼 KB와 달리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알뜰폰 시장에 대한 금융권 진출을 우려하는 이통업계에서도 토스를 견제하는 분위기가 아직 크게 감지되지 않는다. KB리브엠과 같은 거대 자본을 거느린 금융사와는 다르다는 인식이다. 가격경쟁 등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도 그 이유다.
다만 시장 내에서 알뜰폰 중소사업자들이 설 자리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중소사업자들은 현재 3개월로 설정된 이벤트성 할인이 장기전으로 이어지거나 KB리브엠과 같이 금융상품과 결합한 원가 이하 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는 걱정을 내비치고 있다.
물론 토스의 알뜰폰 사업 목적은 금융 고객 락인과 금융상품 확대 효과를 노린 KB와 다르다는 분석이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모바일을 처음 설계했을 당시부터 알뜰폰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토스 또한 수익을 내는 구조로 사업을 구상했다”며 “그만큼 출혈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