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전표 용지 가격이 4년 만에 25% 급등했다. 카드 후방산업인 밴(VAN)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무인 키오스크 매장 확대와 테이크아웃·배달주문이 크게 늘면서 전표 용지 사용처가 크게 늘었지만 가맹점에 이를 공급하는 밴사가 카드사로부터 받는 전표 수수료는 과거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전표 공급 수수료를 놓고 카드사와 밴사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결제 단말기에 사용되는 종이전표(포스 감열지) 1박스 가격이 올해 1월 기준 평균 3만7000원까지 올랐다. 2019년 1월 평균 3만2000원에서 5000원이 훌쩍 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4만원이 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포스 감열지는 종이 표면에 열을 가하면 글자가 나타나는 기능성 종이를 말한다. 별도의 잉크 없이 감열지와 프린터만 있으면 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주로 영수증이나 복권용지 등에 사용된다.
종이 전표는 국내 기업인 한솔제지에서 생산하는 국산 제품과 중국산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전표를 이용하는 사용처는 늘고 있지만 전표 수수료를 놓고 카드사와 밴사는 동상이몽이다. 카드사는 종이전표 대행업무를 일종의 대행 부가 서비스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이 때문에 수요가 늘어도 수수료 총액을 대폭 인하하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 반면 밴사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도 적정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금영수증, 가맹점 주문 확인, 배달 주문 봉지에 부착하는 용도, 주문자 설문 용지로도 종이 전표가 활용되면 올해 1분기 중 원자재 가격이 추가 15% 이상 인상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종이전표 가격은 껑충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앞서 밴사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제73조)안에 따라 전표 수수료를 한 차례 인하했다. 고객에게 의무적으로 출력하던 전표를 3장에서 1~2장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밴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고려, 카드사가 매입 수수료 현실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드업계 관계자는 “종이전표 수수료 인상 등은 있을 수 없고 논의 대상이 아니다”며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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