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 2021년 대한민국의 지위를 기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했다. 1967년 설립된 UNCTAD가 개도국을 선진국 지위로 변경한 첫 번째 사례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며 해외 원조로 연명했던 나라가 불과 수십년 만에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는 선진국 반열에 오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 부흥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1970년대부터 추진한 새마을운동과 산업화, 과학기술 중시 정책 등을 통해 '대전환'에 성공한 덕이다. 새마을운동은 전국의 생활 인프라를 새롭게 정비한 것은 물론 첨단 농기계 보급, 각종 교육 등을 통해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한국의 토대를 닦았다. 또 부존자원 하나 없는 국토에서 일군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등 첨단 제조업은 선진국 도약의 엔진이 됐다.
1990년대에 들어 미·소 냉전체제 종식, 경제자유화 등 급격한 국제 정세 변화의 파도를 극복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낸 한국은 2000년대 들어 성장 정체기에 빠졌다.
산업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수출·생산 구조 고착화를 초래했다.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합계출산율과 생산연령인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국제 사회에 긴장이 팽배해진데다 자국우선주의가 확산하면서 신냉전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붕괴와 미·중 대립에 따른 국제 질서 재정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에너지 위기 등 거대한 충격파가 한국을 덮치면서 국가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 같은 격랑의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국제 사회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쏟는다.
대한민국도 다시 한번 대전환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전환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실천에 나서지 않는다면 수십년 내 선진국 타이틀을 반납하고 결국 개도국으로 회귀할 수 밖에 없다.
전자신문은 지난해 창간 40주년 특별기획 '대한민국 대전환 'ON'을 통해 세계적인 대전환 흐름 속에서 한국의 현실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는 '대한민국 대전환 'ON' 시즌2'를 통해 국가 발전의 핵심 축인 △산업 △에너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교육·노동 부문의 대전환 당위성과 필요성을 진단하고, 해법과 실천방안을 모색한다. 4개 주제에 대한 국내외 현장 르포와 정책 진단, 전문가 좌담회, 포럼 등을 연중 집중 보도한다.
'산업대전환' 주제에서는 인력 양성과 투자 확대, 신산업 창출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대전환 추진 전략을 모색한다. 최근 난방비 대란 등으로 불거진 '에너지 안보' 강화 필요성과 '탄소중립'을 위한 묘책도 들여다본다. 'ESG경영 전환'은 미국, 유럽 등에서 급증하고 있는 ESG 규제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윤석열 정부 핵심 개혁 과제인 '교육·노동 개혁'도 특별기획의 큰 줄기다. 사회적 합의와 함께 개혁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