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 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 "저비용·저전력 설계로 글로벌 통신 반도체 도전"

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
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에 따라 앞으로 통신 반도체 시장은 4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년 넘는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습니다.”

다음달 상장을 앞둔 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는 '국가대표 통신 반도체 팹리스'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00년 설립된 자람테크놀로지는 초기 반도체 설계자산(IP) 사업을 진행하다가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로 변신했다. 별도 광케이블 공사 없이 기가급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기가와이어와 광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광트랜시버용 반도체를 미국, 캐나다, 홍콩 등에 수출했다.

백 대표는 “퀄컴, 브로드컴, 미디어텍 등 글로벌 톱5 팹리스 중 세 곳이 통신 반도체 설계 기업”이라며 “통신 반도체 시장성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통신망은 초고속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차량사물간통신(V2X) 등 초연결 시대를 위해선 초고속 네트워크가 필수다. 그러나 '통신 강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만 해도 지난해 5월 기준 5G 통신망 구축률은 4%대에 불과하다.

백 대표는 “맥킨지는 2030년 통신 반도체 시장 규모를 3400억달러(약 410조원)로 전망했다”며 “1%만 시장점유율을 확보해도 조 단위 매출이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초고속 통신망 핵심인 포인트투멀티포인트(PON)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PON은 여러 기지국에서 보내는 광신호를 순차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주파수 도달 거리가 짧은 5G망 구축을 위해선 기지국이 증가해야 하고 신호를 전달하는 장비 역시 늘어나야 한다.

회사는 2019년 작동 속도 10Gbps의 PON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했다. 이듬해 칩을 광트랜시버와 결합한 스틱 제품을 출시했다. 전력 소모를 국제표준인 2와트(W) 보다 절반 낮은 0.9W로 구현했다. 스틱 제품은 일본 5G 서비스 사업자인 라쿠텐에 공급됐다.

창업 초기 펼친 반도체 IP 사업 경험이 도움이 됐다. 자람테크놀로지 PON 칩은 40나노 공정으로 제작된다. 22나노를 적용한 글로벌 기업 보다 성숙 공정이지만 칩 크기는 가로·세로 10㎜로 크게 다르지 않다.

백 대표는 “연산 프로세서를 병렬 처리해 성숙 공정임에도 동일한 칩 사이즈를 구현했다”며 “오히려 생산비용이 저렴해진 것이 장점으로 현재 다수 글로벌 기업과 저비용·저전력 스틱 제품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올해 작동 속도를 25Gbps로 대폭 높인 칩 샘플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이달 코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연구개발(R&D)과 마케팅 강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팹리스도 결국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외형 성장을 위해 국내 팹리스와 공동 개발은 물론 인수합병(M&A)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람테크놀로지 시스텝온칩(SoC) 기술을 적용한 동작속도 10Gbps 통신용 반도체
자람테크놀로지 시스텝온칩(SoC) 기술을 적용한 동작속도 10Gbps 통신용 반도체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