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가 개방됨에 따라 삼성전자가 압도적 점유율을 수성해온 스마트폰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삼성페이를 통해 스마트폰 기반 오프라인 간편결제 편의성을 경험한 국내 이용자가 삼성 갤럭시뿐만 아니라 애플페이가 탑재된 아이폰으로 선택지를 넓히게 될 전망이다.
삼성페이는 2015년 공식 출시 이후 가장 강력한 삼성폰 '록인' 효과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기존 오프라인 가맹점 카드결제 단말기 대부분에서 호환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을 채택, 빠른 속도로 보급이 이뤄졌다. 다양한 편의 기능과 함께 교통카드까지 연동되면서 외출 시 지갑 없이 스마트폰만 들고 다니는 이용자가 늘었다.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는 기존 아이폰 이용자 편의성 증대와 더불어 삼성폰 이용자가 애플로 이동하게 되는 수요를 직접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애플 기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경쟁 우위에 있던 차별화 요소 상실은 뼈아프다는 분석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20% 중반에 머물고 있는 애플 입장에서는 애플페이를 필두로 국내 카드사와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서는 방안이 유력하다.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출시 시점에는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에 맞서 애플페이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애플페이에 적용된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지원하는 결제 단말의 보급률이 아직까지는 낮다는 점이 변수다. 초기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가 시작되고 결제 단말 보급과 가맹점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8년에 걸쳐 국내 시장에 완벽하게 안착한 삼성페이의 대중성과 편의성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페이가 오프라인 간편결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온라인 결제와 인증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단순 결제 서비스를 넘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금융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잡았다. 생태계 확장성과 익숙함에 있어서는 여전히 삼성페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를 공개했다.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3 울트라는 전작 2배에 가까운 2억화소 카메라를 탑재하고 게임 성능도 대폭 강화했다. 17일부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순차 출시 예정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