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7일 크래프톤 공시를 시작으로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본격화된 엔데믹 분위기는 성장세를 지속해오던 게임 산업에 상당한 여파를 미쳤다. 다양한 신작과 지식재산권(IP) 기반 후속작이 출시된 가운데 연간 성적표를 받아든 게임사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6일 증권 및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 가운데 넥슨,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는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준수한 성과가 기대된다. 반면에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넷마블과 위메이드를 비롯해 컴투스, 펄어비스, 웹젠 등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꾸준한 신작 흥행과 호실적을 기록한 넥슨은 4분기에도 흔들림 없는 성장세를 보여 왔다.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연간 실적 전망치는 매출 3조3407억원, 영업이익 1조95억원 수준이다.
넥슨은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히트2' 등 신작이 대부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퍼스트 디센던트' '워헤이븐' '베일드 엑스퍼트' 등 기대작 출시를 앞뒀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가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을 줄곧 지키며 선방했다. 신작 출시는 없었지만 다양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온·오프라인 이벤트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대형 신작 '쓰론앤리버티(TL)'는 앞으로 엔씨의 미래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한 넷마블은 연간 1000억원대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신작 흥행 부진에 소셜 카지노 게임사 인수 후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환 차입금 부담이 커졌다. 다만 올해는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 '하이프 스쿼드' '아스달 연대기' 등 신작 출시로 반등을 노린다. 판호 발급 등 중국 시장 개방으로 인한 수혜도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분기당 1개 이상 신작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중급 정도 성공한 게임이 1개만 나오더라도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며 “다시 열린 중국 시장 기회도 기대감을 높인다”고 내다봤다.
크래프톤은 매출은 소폭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1%대 성장이 점쳐진다. 콘솔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쳤지만, 배틀그라운드 시리즈 글로벌 인기는 여전했다. 지난해 마차시위 등으로 진통을 겪은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 소통 강화로 반전을 이끌어내며 전년 대비 72%에 이르는 영업익 성장이 예상된다.
가상자산 위믹스의 국내 주요 거래소 지원 중단이라는 해일을 맞은 위메이드는 600억원대 적자를 눈앞에 뒀다. 다만 해외 블록체인 게임과 플랫폼 사업이 선방하며 매출 규모는 늘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올해 위믹스 플레이를 통한 글로벌 1등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해외법인 설립과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을 지속하는 등 블록체인 사업 저변을 확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